日 증시 라인 주식 ‘품귀’ 예고…네이버의 노림수

日 증시 라인 주식 ‘품귀’ 예고…네이버의 노림수

입력 2016-06-13 09:18
업데이트 2016-06-13 09:1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유동주식 비율 10%대 그쳐 주가변동 제한적일 듯“경영권 보호하고 네이버 주가 악영향 막으려는 전략”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자회사 라인은 일본 상장 후에도 거래 가능한 주식 수가 적어 품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는 네이버의 노림수가 숨어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현재 라인 주식 100%인 1억7천499만2천주를 보유하고 있다. 라인이 해외 상장을 위해 새로 발행하기로 한 주식은 3천500만주다.

또 라인은 상장 후 주가가 3만244원(2천800엔)을 넘으면 525만주를 추가 발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라인 직원들은 2천556만9천주에 달하는 주식교부형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상장 후 네이버의 라인 지분율은 72.7∼83.3%로 떨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바꿔 말하면, 이론적인 거래 가능 주식(유동주식) 비율은 불과 16.7∼27.3%에 그친다.

이런 유동주식 비율은 대단히 낮은 수치다. 지난 1분기 말 국내 상장사 1천910곳의 유동주식 비율은 평균 58.1%였다. 카카오 주식 44.4%도 소액주주들이 나눠 갖고 있다.

라인이 일본 내 공모 주식 중 최대 65만주를 종업원 지주회에 배정하기로 했고, 나머지 주식을 기관 투자가가 쓸어담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개인들은 더욱 주식을 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

결국, 라인은 지난 10일 상장 계획을 밝힘과 동시에 사실상 주식 품귀 현상을 예고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라인 주식을 이처럼 꽁꽁 묶어놓기로 한 데는 네이버의 노림수가 숨어있다. ▲ 회사 경영권을 보호하고, ▲주가 변동폭을 줄여, ▲ 국내 증시의 네이버 주가에 미칠 악영향을 막으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라인의 해외 상장을 처음 추진하던 2014년 도쿄증권거래소에서 대주주의 ‘차등 의결권’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적대적 인수·합병(M&A)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됐다.

유동주식 비율을 매우 보수적으로 책정한 이유도 네이버가 라인 주식을 70% 이상 계속 끌어안고 있으면서 불특정 해외 자본의 적대적 M&A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유동주식이 적으면 거래 자체가 한산해져 주가 등락폭도 줄어드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현재 라인의 시가총액 예상치는 기존 증권업계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친다. 더구나 라인과 비교되는 야후 재팬, 소프트뱅크, 라쿠텐 등 일본 증시 상장사들의 주가가 최근 약세다.

네이버는 라인의 평가 가치가 상장 후 더 떨어질 경우 이에 연동되는 국내 증시의 자사 주가도 급락할 것으로 보고, 일단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악수는 피하겠다는 심산으로 보인다.

이밖에 자금 조달이 그다지 시급하지 않았던 내부 사정을 소극적인 상장의 원인으로 지목할 수 있다. 라인은 이번 상장으로 최대 1조2천300억원을 얻게 되는데, 아직 투자처가 뚜렷하지 않다.

선점(先占)이 핵심인 메신저 사업 특성상 기존 시장에서는 추가 투자 없이 순항할 수 있지만, 새로운 시장에서는 투자를 확대해봐야 별 소용이 없다는 ‘딜레마’가 존재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네이버와 라인이 회사 안팎의 사정을 두루 감안해 치밀하게 상장 계획을 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에서 이런 노림수가 그대로 통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당신의 생각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가 5월 21일 시작된 가운데 경영계와 노동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최대 화두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입니다. 경영계는 일부 업종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요구한 반면, 노동계는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