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비자금 수사] 임대료 비싸고 교통도 막히고… 롯데 계열사들 ‘월드타워’ 냉가슴

[롯데 비자금 수사] 임대료 비싸고 교통도 막히고… 롯데 계열사들 ‘월드타워’ 냉가슴

전경하 기자
전경하 기자
입력 2016-06-16 23:06
업데이트 2016-06-17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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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아슬아슬.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16일 서울공항에 착륙하려는 비행기가 송파구의 123층짜리 롯데월드타워 주변을 아슬아슬하게 지나고 있다.
“저길 들어가게 되나….”

롯데그룹 계열사의 한 임원은 롯데월드타워 관련 기사를 볼 때마다 착잡하다. 지금의 사무실을 떠나 새 건물에 입주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롯데물산에 따르면 현재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서울 송파구의 롯데월드타워는 14~38층은 프라임 오피스, 42~71층은 레지던스, 108~114층은 프라이빗 오피스로 구성돼 있다. 사무공간인 프라임 오피스는 롯데자산개발이 임대관리를 담당하고 레지던스와 프라이빗 오피스는 롯데건설이 분양을 맡는다.

●주변 공실률 높아 분양 저조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서울 송파구의 오피스텔 공실률은 9.4%다. 서울 평균(5.8%)보다 훨씬 높다. 지난해 문정동 오피스텔 등 송파구에 공급물량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룹 내에서는 롯데월드타워에 공실이 발생하면 자체 사옥이 없는 계열사들을 입주시킬 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다만 ‘국내 최고 높이’라는 상징성이 있어 계열사의 이동은 최소한에 그칠 거라고들 위안을 삼았다.

그런데 올 연말 예정이었던 완공 시점 자체가 불투명해진 데다가 임대 계약 등에 대한 논의가 멈췄다. 완공을 진두지휘할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도 롯데마트 영업본부장 재직 시설 가습기 살균제를 팔았던 문제로 구속된 상태다.

●“임대 안 되면 들어가야…” 한숨

여러 계열사가 얽혀 있다보니 관련 내용을 컨트롤 타워인 그룹 정책본부에서 조율해야 하는데 정책본부 자체가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 논의의 진전 자체가 이뤄지기 어렵다. 검찰 수사로 ‘국내 최고 높이’라는 상징성이 갖는 매력도 줄어들어 계열사의 이동이 더 많아질 수 있다는 걱정들이 나오고 있다. 노 대표의 구속으로 서울 송파구 일대 교통환경 개선 공사가 늦춰지고 있어 매력이 더 떨어졌다. 들어가기로 정해져도 임대료가 문제다. 주변 시세보다 낮게 지불하면 부당 내부거래에 해당할 수 있다. 되레 새 건물이나 상징성 등의 이유로 주변 시세보다 높게 지불할 공산이 커졌다. 롯데그룹의 한 임원은 “들어오라면 가겠지만 솔직히 안 들어가고 싶다”고 털어놨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2016-06-1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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