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은 아니지만”…北 동해발사장 움직임 ‘분주’

”당장은 아니지만”…北 동해발사장 움직임 ‘분주’

입력 2013-03-13 00:00
수정 2013-03-1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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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노스’ 분석…”앞으로 수주내 발사준비 여부 판단”

전례 없이 고조된 한반도의 긴장국면 속에서 북한의 추가 장거리 로켓 또는 미사일 발사 가능성에 국제사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북한이 지난해 12월 ‘은하 3호’ 로켓 발사 이후 이미 추가 발사를 예고한데다 남한은 물론 미국을 위협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선택 가능성이 작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인 ‘38노스(38 North)’는 12일(현지시간) “최근 위성사진 분석 결과 무수단리 동해위성발사장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추가 발사를 준비하는 징후를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해 발사장을 중심으로 장거리 로켓 또는 미사일 발사를 위한 지지대를 보강하거나 새로운 발사대를 건설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수개월 내 추가 발사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8노스가 지난 1월부터 이달 초까지 ‘디지털 글로브’의 위성사진을 판독한 결과를 정리해본다.

◇ ‘분주’해진 무수단리 = 북한은 지난해 12월 ‘은하 3호’를 쏘아올린 서해 발사장(일명 동창리 발사장)과 2009년 4월 은하 2호를 발사한 동해 발사장(일명 무수단리 발사장)을 갖고 있다.

최근 들어 동해 발사장의 움직임이 활발해진 반면에 서해 발사장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11일 동해 발사장의 동향을 보면 발사대로 이어지는 도로에 대해 제설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지지대 옆의 타워크레인은 옮겨져있다. 그러나 지난 1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는 눈이 대부분 치워지고 타워크레인도 원위치돼있다. 지지대 주변의 차량 두 대와 자재들은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된 지지대 보강작업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시험발사에 필요한 다른 주요시설들에서도 분주한 활동이 감지된다. 지난달 11일 로켓 조립건물 진출입로와 주차장의 눈이 말끔히 치워져있다. 눈이 녹은 서쪽 1층 건물은 내부 활동이 진행 중임을 보여준다.

지난 1일에는 조립건물 입구 주변에 위장막 또는 나일론 방수포로 덮인 차량 5대가 주차돼 있었다. 새로운 발사통제 건물 앞 도로와 주변도 깔끔하게 눈이 치워져 있다. 지난달 11일 촬영 때 개방돼 있던 관측소 두 곳은 지난 1일 촬영 때 닫혀 있었다.

◇ “새로운 발사대 준비…도로건설” = 특히 주목할 점은 동해 무수단리 발사장 내에 새로운 발사대를 만들기 위해 도로 건설을 시작한 것이다. 지난 1월 초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발사대 건설 예정지역 주변에 스노모빌(설상차)이 다닌 흔적이 있고 경비인력이 주기적으로 도보순찰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난달 11일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불도저와 굴착기의 모습이 포착됐다. 조립건물과 통제건물 옆 새로운 다리 남쪽에 도로를 건설하기 위한 용도다. 북한은 또 새로운 고가도로도 건설 중인 것으로 보인다.

◇ 동창리 발사장은 ‘조용’ = 동해 발사장과는 달리 서해의 동창리 발사장은 경비순찰 활동 외에 특별한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 발사대 이외의 다른 주요 시설에서도 매우 낮은 수준의 활동들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16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보면 로켓 조립건물 입구 쪽에 차량의 이동 흔적이 포착됐다. 건물 앞 주차장의 눈은 치워지거나 녹아 없어졌고 건물 내에서 제한적 활동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엔진시험대에서도 특이한 동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 “수주내 발사준비 여부 판단” = 동해 무수단리 발사장의 현재 동향을 분석해보면 아직 장거리 로켓 또는 위성발사를 준비하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적어도 다음 달까지는 추가 발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시점에서 추가 발사 준비 여부를 판단하긴 어렵다. 동해 발사장에서는 2009년 4월 ‘은하 2호’ 장거리 로켓 발사만이 있었기 때문에 제한적인 분석만이 가능하다. 만일 북한이 과거의 일정대로 간다면 준비기간이 9주일을 약간 넘길 것이다.

2009년 4월 발사 때를 돌이켜보면, 서방언론은 발사 두 달 전 로켓 부품들을 실은 열차가 평양을 떠나 동해 발사장 근처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부품들은 조립건물로 옮겨져 약 6주간 조립과 검증과정을 거쳤다.

당시 위성사진을 판독해보면 같은 해 2월8일 조립건물 앞에 두 대의 지원차량이 있었다. 원격관측 장비가 있는 발사통제센터의 활동도 포착됐다. 발사대 자체의 움직임이 처음 포착된 것은 2월17일이다. 일주일 뒤 북한은 4월 초에 장거리 로켓 시험발사를 하겠다고 발표했고 이튿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발사장을 방문했다.

2009년 때와는 달리 평양에서 로켓 부품들을 실은 열차가 떠났다는 보도는 아직 없다. 이달 초 발사대와 조립건물, 발사통제센터를 촬영한 사진을 보면 북한이 아마도 5월로 예상되는 추가 발사에 대비해 매우 초기적인 준비활동을 하고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추가 발사라고 결론짓기에는 증거가 불충분하다. 만일 발사를 준비 중이라면 앞으로 수주 내에 더욱 분명히 확인될 것이다.

◇ “KN-08 엔진실험 증거 없다” = 한국 언론은 북한이 3차 핵실험 하루 전날인 지난달 11일 서해 발사장에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KN-08’ 미사일 엔진성능 개량 시험을 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ICBM급 미사일 개발과 배치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주목할만한 보도다.

그러나 지난달 16일 서해 발사장의 동향을 보면 실제로 엔진 시험을 했는지 확인 또는 부인하기 어렵다. 근거자료가 없을 뿐 더러 시험대상이 KN-08이었다고 확인할 수 없다.

위성사진을 판독한 결과 엔진시험대와 거기로 이어지는 도로의 눈이 깨끗이 치워져있어 실제로 엔진시험이 있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엔진시험으로 보기에는 발사장 내의 활동 수준이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발사대와 그 주변에 엔진 추진체 탱크가 없고 어떤 열차도 화물을 짐을 싣거나 내린 흔적이 없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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