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소련·동독처럼 의도하지 않은 결과 낳을 수 있다”<英 가디언>
미국 농구스타 데니스 로드먼이 오는 8월 김정은과의 휴가를 위해 재방북할 계획임을 밝힌 가운데 북미간 ‘농구 외교’(basketball diplomacy)가 북한 체제 전복의 트로이 목마(a Trojan horse of subversion)가 될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외신들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영국의 ‘가디언’과 ‘더 위크’는 이날 “북한 지도자들은 그들의 체제가 존속되길 희망하며 그들이 시도하는 어떤 변화도 개혁이 아니라 체제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과거 소련 체제 개선을 위해 개혁과 개방을 시도한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실수’에서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북미간 ‘농구 외교’는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나 과거 동독의 여행금지 해제 조치가 그랬던 것처럼 북한 체제에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신문은 또 “사적인 교류가 북한인들을 다른 유형의 거버넌스나 사회조직에 노출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그로 인해 사상적 측면에서 체제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첫 단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선 최고 지도자 김정은이 로드먼과 포옹하는 이미지는 북한 지도부가 전혀 다른 스타일의 사람도 용인하는 것처럼 인식돼 북한 체제에 파괴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달 26일 방북한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로드먼의 얼룩진 문신과 피어싱(piercing), 사자머리 헤어스타일과 귀걸이를 한 그 일행의 모습은 북한 주민들에게 강한 거부감을 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북미간 관계 개선을 위해 ‘농구발전재단’을 발족, NBA 유명 선수들을 초청해 평양에 농구발전클리닉을 개설하고 북한 선수단과 시드니, 밴쿠버, 홍콩, 마닐라 등지를 돌며 토너먼트 경기를 갖는 방식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가디언은 결국 로드먼의 ‘농구 외교’는 지난 1970년대 이른바 ‘핑퐁외교’를 통해 미중 관계가 개선됐던 것처럼 이번에는 북미 관계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약 김정은이 외교적 해결에 복귀키로 전략적 결정을 내린다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전화를 걸어 북미 평화를 위한 농구 연례 토너먼트 개최에 관한 세부 사안을 논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로드먼은 지난 3일 미 ABC방송 시사 대담프로그램 ‘디스 위크’에 출연, 김정은 제1위원장이 오바마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평양을 깜짝 방문했던 로드먼은 12일 노스 다코타주(州) 파고를 방문해 지역 케이블채널과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저지른 일은 탐탁지 않게 생각하지만, 그는 여전히 내 친구”라면서 “오는 8월 휴가를 함께 보내기 위해 북한을 다시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