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95억 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18%↓, 매출 436억 달러로 11%↑
애플의 최근 분기 실적이 시장의 당초 예상은 웃돌았지만 회사의 미래와 관련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늘었지만 순이익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기보다 줄었으며, 특히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매출총이익률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 수익률 악화로 시장 우려 불식 못해
애플은 2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마감 직후 최근 분기(2013.1∼3) 실적을 공개하고, 순이익이 95억 달러(주당 순익 10.09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동기의 순이익 116억 달러(주당 순익 12.30 달러)보다 18% 정도 줄어든 것이다.
애플의 순익이 이처럼 전년 동기보다 감소한 것은 2003년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시장 예측치인 주당 순익 9.97 달러는 넘어섰다.
매출은 436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11% 증가했으며, 시장 예상치 423억 달러도 웃돌았다.
하지만 매출로부터 얼마만큼의 이익을 얻느냐를 나타내는 매출총이익률이 지난해 동기의 47%에서 37.5%로 무려 9.5%포인트나 낮아져 눈길을 끌었다.
순익과 매출총이익률이 낮아진 것은 상대적으로 이익이 낮은 보급형 아이패드인 ‘아이패드 미니’나 구형 아이폰의 판매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 등 경쟁사와의 치열한 경쟁도 수익성 악화에 한몫한 것으로 지적됐다.
시장에서는 이 회사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보여줬던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지 않을 경우 수익률 악화가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같은 우려가 반영돼 올해 들어 최근까지 주가가 24% 가까이 하락했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 팀 쿡도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주가 급락에 대해) 우리 모두 매우 실망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이번 분기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각각 3천740만대와 1천950만대를 판매해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6.7%, 65%가 늘어났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제시된 수치만으로는 향후 실적에 대한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이와 관련해 애플은 자체 가이던스를 통해 다음 분기 매출이 335억∼355억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의 차체 실적 예측이 통상 보수적으로 발표되는 경향이 있지만 애플의 이 예측대로라면 다음 분기에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감소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지난해 동기 매출은 349억6천만 달러였다.
또 매출총이익도 36∼37% 수준으로 전망돼 지속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 자사주·배당 확대로 주주·투자자 달래기
이런 점을 감안해 애플은 이번 실적발표에서 주주·투자자 달래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애플은 현재 보유한 현금 규모가 1천450억 달러(약 162조6천억 원)에 달한다고 밝히고, 2015년까지 이뤄지는 자사주 매입 규모를 애초 100억 달러 수준에서 600억 달러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또 분기 배당을 15% 늘려 보통주 기준으로 주당 2.65 달러에서 3.05 달러로 확대하기로 했다.
애플은 이와 관련해 주주들에게 총 1천억 달러를 환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쿡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보다 주주환원프로그램 규모를 배 이상 늘릴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에 대해 최근 주가하락에 따른 투자자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했다. 최근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쿡의 교체설까지 나오기도 했다.
한편 애플의 주가는 실적이 시장의 예측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날 정규장에서 1.87% 오른 406.13 달러를 기록하고 실적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도 한때 5% 이상 오르기도 했지만 현지시간으로 오후 6시20분 현재 0.17% 오르는데 그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