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테러 경계 속 이슬람 포용론 확산

영국, 테러 경계 속 이슬람 포용론 확산

입력 2013-05-24 00:00
업데이트 2013-05-24 03:17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테러는 미워하되, 반 이슬람주의는 피하자”

‘이슬람도 영국의 일부다.’

22일(현지시간) 런던에서 벌어진 대낮 칼부림 테러를 계기로 영국에서는 오히려 이슬람 포용론이 확산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배경인 이슬람 과격주의는 용납할 수 없지만 선의의 다수를 차지하는 이슬람 커뮤니티는 영국 사회의 일원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논리다.

사건 당일 ‘영국수호리그’(EDL)라는 이슬람 반대 단체의 지지자 250여명이 울워치 기차역에서 시위를 벌인 것이 이 같은 경계론을 촉발했다.

23일 영국 언론에 따르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번 사건은 영국과 영국적 생활방식에 대한 공격이라며 건전한 이슬람 문화에 대한 배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영국 국적의 나이지리아계 흑인 2명이 벌인 이번 사건을 과격주의에 빠진 일탈적인 개인의 문제로 돌리며 이슬람 문화를 자극할 수 있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또 “이번 일을 저지른 사람들의 의도는 우리를 분열시키려는 것이지만 이런 시도는 우리를 더 단합하고 강하게 만들 뿐”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테러에는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며 과격주의 세력에 대해서는 단호한 의지를 밝혔다.

야당이 노동당도 이런 움직임을 거들었다.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수는 이번 일로 종교 갈등으로 비화하는 것을 우려했다.

그는 “영국은 관용과 포용의 나라”라며 “테러 행위는 혐오의 대상이지만 이번 사건을 분열의 계기로 활용하려는 사람들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에 비판적인 조지 갤러웨이 하원의원은 “변호의 여지가 없는 범죄”라고 사건을 개탄하면서 “이슬람 반대 운동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적인 자세를 지켰다.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은 “테러 범죄자에 대해서는 엄한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며 시민을 향해 충격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생활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사태로 이슬람 문화에 대한 반감이 고조될 것을 우려하던 영국의 이슬람 인사들은 이 같은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공감했다.

라마단 재단의 모하메드 샤피크 회장은 “이번 일로 런던과 온 나라가 분열되는 일 없이 더욱 단합해야 한다”며 “영국이 단합하면 테러 세력은 승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영국무슬림협회의 폴 살라후딘 암스트롱 회원은 “이슬람 교리상 테러는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번 사건의 범인들은 배교자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슬람 영국연대의 아크바르 칸 이사는 “무고한 시민의 목숨을 빼앗는 모든 형태의 극단주의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슬람학회의 줄리 시디키 회원은 “이슬람 과격주의 때문에 나라를 분열시키는 극우 세력의 목소리가 커져서는 안 될 것”이라며 화합과 단합을 강조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