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유럽 4國 대사 소환…대통령機 진입 거부 해명 요구
미국의 국내외 사찰 프로그램 의혹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에게 정치적 망명을 허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중남미 3개국 가운데 베네수엘라와 니카라과 정부가 잇따라 스노든의 망명 요청서를 받았다고 공식 확인했다. 스노든은 이들 가운데 베네수엘라를 최종 망명지로 선택한 것으로 알려져 미국의 반응이 주목된다.9일 AFP통신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스노든의 망명 요청서를 받았다”면서 “그가 최종적으로 이곳에 오기를 원한다면 언제 올지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러시아 주재 니카라과 대사관도 스노든의 망명 신청서를 공식 접수했으며 이를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 앞으로 발송했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루이스 알베르토 몰리나 니카라과 대사는 “망명 절차를 논의하기 위한 대사관 직원과 스노든의 접촉은 아직 예정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에 2주 이상 체류하고 있는 스노든에 대해 부담을 느낀 러시아 정부 역시 스노든에게 망명지 선택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스노든의 향후 선택에 관심이 모인다.
이런 가운데 알렉세이 푸쉬코프 국가두마(하원) 국제문제위원장은 “스노든이 예상됐던 대로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정치적 망명 허용 제안을 수용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9일 전했다.
한편 볼리비아 정부가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탑승한 항공기의 영공 진입을 거부한 유럽 4개국 대사를 불러 해명을 요구했다. 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다비드 초케우안카 볼리비아 외무장관은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대사와 포르투갈 영사를 만나 모랄레스 대통령이 탄 항공기에 스노든이 탔을 것으로 추측한 이유 등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2013-07-10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