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모어 “장성택 숙청 잔혹…한반도 불안정성 커져”

세이모어 “장성택 숙청 잔혹…한반도 불안정성 커져”

입력 2013-12-12 00:00
업데이트 2013-12-12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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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실험파에게 힘 실어줄듯…중국 매우 불쾌할 것””북한에 세번이나 당해…핵 완전공개 않으면 합의 어렵다”

게리 세이모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량살상무기(WMD) 조정관은 11일(현지시간) “북한 김정은은 장성택을 숙청한 방식으로 대미, 대남 접근태도를 취해나갈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사건으로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성이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이란 핵협상이 북핵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아산정책연구원과 CSIS가 공동 주최한 세미나에서 “김정은이 장성택을 숙청한 방식은 매우 잔혹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이번 사건은 김정은의 권력 공고화를 위해 취해진 조치로, 일정시점에서는 ‘섭정자’를 제거하는게 필요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라며 “문제는 숙청의 방식이 잔혹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는 한반도 정세 전체에 좋지 못한 함의를 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이번 일로 인해 북한 내에서 핵실험을 강행하려는 강경파 인사들에게 힘이 실릴 가능성이 크다”며 “물론 김정은이 영리하기 때문에 실제 4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지만 어떤 형태로든 도발 등을 시도할 개연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미국에 미치는 영향보다 중국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이라며 “중국으로서는 북한 지도층 내에서 유일하게 믿을만한 인물이 돌연 제거된 것이어서 매우 불쾌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이란 핵문제와 북한 핵문제를 비교하면서 “북한은 지금까지 1994년 제네바 합의와 2005년 9.19 공동성명, 지난해 2.29 합의 등 모두 세차례에 걸쳐 미국과 합의를 했다가 이를 파기했다”며 “어떤 경우든 북한에 속임을 당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세번이나 당한 마당에 북한과 또 협상한다는 것은 다시 속임을 당할 위험이 크다는게 워싱턴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과 북한은 투명성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며 “이란의 경우 현재 신고한 대로 핵프로그램을 동결할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은 다르다”며 “우리는 신고하지 않은 핵시설이 있다고 강하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북한과 잠정합의를 한다고 하더라도 전체 프로그램이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없다는 뜻”이라며 “북한이 모든 카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기 전까지는 비핵화 합의가 가능하다고 않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이란과 북한은 핵무장화라는 목표는 같지만 접근방식이 다르다”며 “이란은 핵무기 자체를 개발하기보다는 핵무기 개발 능력을 확보하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북한은 속임수와 기만적인 방식으로 핵무기를 만들고 노골적인 핵무장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천 전 수석은 그러나 “북한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 동의하지 않으며 그런 주장은 무책임한 것”이라며 “김정은 정권이 핵을 일종의 ‘보험정책’으로 쓰고 있다면 6자회담에 참여하는 나머지 5자가 ‘보험료’를 크게 올려 정권의 안정성까지 위협한다면 김정은은 근본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5자간의 ‘의지의 연합’이 필요하고 특히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중국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결의를 ‘이빨 빠진’ 결의로 만들었지만 앞으로는 립서비스 차원을 넘어 안보리 결의에 적시된 제재내용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시한을 정해놓고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표시하지 않을 경우 나머지 5자가 보다 강력한 제재를 가해 북한이 협상테이블로 앉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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