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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15살 소년, 신성모독 오해받고 자기 손 잘라 ‘속죄’

파키스탄 15살 소년, 신성모독 오해받고 자기 손 잘라 ‘속죄’

입력 2016-01-19 11:39
업데이트 2016-01-1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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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 성직자는 ‘당당’…소년 가족·이웃도 “잘했다”

파키스탄에서 신을 모독했다는 오해를 받은 10대 소년이 ‘속죄’의 뜻으로 스스로 손목을 잘라낸 사건이 벌어졌다.

이 소년을 ‘실수로’ 비난한 성직자는 경찰에 체포됐지만, 소년 자신과 가족·이웃도 이번 일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고 더 타임스와 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찰 조사를 받은 목격자들에 따르면 펀자브주에 사는 무함마드 안와르 알리(15)는 지난 10일 마을 모스크(이슬람 사원)에서 성직자 샤비르 아흐메드의 설교를 듣고 있었다.

아흐메드는 예언자 무함마드를 사랑하는 이들은 기도를 해야 한다면서 기도를 그만둔 자는 손을 들어 고백하라고 말했다.

“예언자를 사랑하는 이는 누구냐”는 질문으로 잘못 알아들은 안와르가 손을 들자 성직자는 “신성을 모독한 자”라며 안와르를 비난했다. 신도들도 가세해 비난을 퍼붓자 겁에 질린 소년은 사원을 빠져나갔다.

안와르는 집에서 속죄하는 마음으로 예리한 큰 낫으로 손목을 내리쳐서 자신이 들었던 오른손을 잘라냈다. 그러고는 이를 쟁반에 올려 모스크로 되돌아가 성직자에게 내보였다.

실수를 깨닫고 나서도 소년은 이번 일을 후회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한 일은 예언자 무함마드에 대한 사랑에 따른 것”이라고 자랑스레 말했다.

잘려나간 손은 지역병원에서 봉합됐다.

지역 언론에 이 사건이 보도되기까지 경찰은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으며, 마을 사람들도 이 일을 고발하지 않았다.

성직자 아흐메드는 극심한 비난으로 폭력을 조장한 혐의로 체포됐다.

그러나 소년의 부모를 포함해 마을 사람들이 소년의 속죄 행위에 자랑스러워했다는 점을 들며 자신을 변호하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소년의 가족도 아흐메드에게 잘못이 없다고 거들고 있으며, 지역의 다른 성직자들 역시 아흐메드의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파키스탄의 신성모독법이 오남용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파키스탄에서는 1980년에 개정된 법률상 쿠란(이슬람 경전)을 훼손하면 종신형을, 예언자를 모독하면 사형 선고를 받을 수 있다. 이 법률로 이미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2011년에는 신성모독법 폐지를 주장한 살만 타시르 펀자브 주지사가 암살되자 범인 말리크 뭄타즈 카드리를 옹호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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