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뉴욕주지사 하다가 대권 도전할 생각이었다”

“트럼프, 뉴욕주지사 하다가 대권 도전할 생각이었다”

입력 2016-03-06 11:14
수정 2016-03-0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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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공화당 경쟁주자 때문에 단독추대 안되자 없던 일로”

미국 대선 공화당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당초 뉴욕주지사로 1년 남짓 활동하고, 대선을 향하는 청사진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14년 뉴욕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 주자로 지명받으려면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되자 스스로 이를 거둬들이고 대선으로 직행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전했다.

NYT에 따르면 ‘입질’은 공화당 정치인들이 먼저 시작했다.

민주당 소속의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의 재선을 막기 위해 ‘필승카드’를 찾던 이들의 눈에 트럼프가 띄었던 것이다.

이들은 뉴욕시장으로 민주당 소속의 빌 더블라지오가 당선될 게 유력한 상황에서 트럼프가 뉴욕 주지사에 도전한다면 ‘균형추’로서 호소력을 지닌다고 봤다.

이런 내용이 2013년 한 언론에 보도됐을 때, 트럼프는 트위터에 “고맙지만 괜찮다(Thanks, but no thanks)”라는 사양의 글을 올렸다.

그러나 막후는 그 시점부터 분주해지기 시작했다고 NYT는 전했다.

그 해 말부터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는 트럼프와 공화당 정치인·전략가들이 머리를 맞대는 일종의 ‘작전회의’가 열리기 시작했다 .

트럼프 영입에 팔을 걷어붙인 공화당 인사들이 당시 테이블에 올려놓은 문서 중에는 “조지 워싱턴 이래 고위 공직을 거치지 않은 사람이 대통령이 된 전례는 없다”는 내용도 있었다.

고무된 트럼프는 전의를 불태우는 모습도 엿보였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한 공화당 주의원은 “그는 누구보다도 정치 지형을 잘 읽었다”면서 “그의 입에서 ‘2015년 여름에 대선에 출마하고 첫 여론조사에서 1위가 되겠다’는 말이 나오기 직전이었다”고 말했다.

회의에서는 트럼프가 1년 남짓 뉴욕 주지사를 하다가, 부지사에게 주지사직을 넘기고서 대권을 노리는 계획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또 “미국이 오바마 8년에 이어 힐러리 8년을 견딜 수 있으리라 보지 않는다”며 “나는 빚더미로부터 나라를 구하고 싶다”는 말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조건을 내걸었다.

뉴욕주지사에 도전하려는 공화당 정치인 로브 아스토리노를 ‘주저앉혀’ 달라는 것이었다. 당내에서 그와 경쟁하면서 후보로 지명받을 의향은 없다는 뜻이었다.

트럼프로부터 그런 요청을 받았던 한 당내 인사는 “정치판은 그런 식으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해줬다”며 “어떤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출마하지 말라’고 하는 게 우리가 하는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트럼프가 직접 아스토리노를 만났다. 그러나 아스토리노로부터 “나는 그냥 계속 가겠다”는 말만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1월까지도 트럼프는 출마를 결심하지 않았다.

트럼프를 후보로 밀자는 후원행사가 속속 열리며 분위기가 떴지만, 경선주자가 물밑에서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는 출마를 언급하지 않았다.

얼마 후 뉴욕주 공화당 의장인 에드워드 콕스는 한 저녁식사에서 트럼프에게 '뉴욕주 공화당 위원회는 다른 후보의 경선 출마를 막을 수 없다“고 통지했다.

콕스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그때 화를 냈다며 ”그는 그날 밤 나에게 출마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며칠 뒤 트위터에 트럼프의 새 글이 올라왔다.

”내가 나가면 이길 수 있는 뉴욕 주지사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지만, 내 마음속에는 더 큰 계획이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봐 달라“는 내용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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