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돌풍에 美공화 경선구도 급변…민주 샌더스도 추격발판

크루즈 돌풍에 美공화 경선구도 급변…민주 샌더스도 추격발판

입력 2016-03-06 11:15
업데이트 2016-03-0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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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동 걸린 ‘트럼프 대세론’…주류 진영의 ‘反트럼프’ 캠페인 통했나 졸전 루비오 최대 위기…트럼프·크루즈 “루비오 사퇴해야” 압박전체 대의원 14.8~16.6% 걸린 ‘미니 슈퍼 화요일’에서 향배 갈릴 듯

미국 대선 경선판이 다시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공화당 경선판이 급변할 조짐을 보여 주목된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1차 승부처였던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슈퍼 화요일’ 경선을 대승으로 장식하면서 대세론을 확실하게 굳히는 듯했으나, 5일 치러진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과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에게 패배하면서 다소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민주당의 경우 클린턴 전 장관과 샌더스 의원의 대의원 확보 숫자 격차가 워낙 커 이번 선거 결과가 큰 흐름을 바꿀 정도는 아니지만, 공화당은 향후 남은 지역의 경선 결과에 따라 트럼프와 크루즈 의원의 승부가 뒤집힐 수도 있는 그런 상황으로까지 치닫는 형국이다.

당장 크루즈 의원이 이번 승리의 여세를 몰아 오는 15일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도 승리하거나 선전한다면 판세가 뒤집힐 수도 있다는 나온다. 민주당의 경우 샌더스 의원이 승리 내지 선전한다면 경선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

◇크루즈 돌풍에 제동 걸린 트럼프 대세론…샌더스, 힐러리 추격전

‘포스트 슈퍼 화요일’로 불린 이날 경선은 애초 큰 시선을 끌지 못했다.

슈퍼 화요일과 미니 슈퍼 화요일과 비교해 경선 지역과 대의원 숫자가 적은 데다가, 애초부터 클린턴 장관과 트럼프의 승리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표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샌더스 의원과 크루즈 의원이 예상 밖의 승리를 거두면서 경선판이 다소 복잡해졌다.

현재 흐름대로라면 조기에 정리될 것으로 관측됐던 양당의 경선은 예상보다 길어질 공산이 크다.

특히 공화당 경선판이 요동칠 조짐을 보이면서 ‘힐러리 vs 트럼프’ 본선 맞대결 구도까지 제기됐던 미국 대선판은 다소 유동적인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크루즈 의원은 4곳 중 캔자스와 메인 주에서 트럼프를 24.9%포인트, 13.3%포인트로 각각 제치며 압승했고, 켄터키와 루이지애나 주에서도 약 4%포인트 격차로 석패하며 선전했다.

‘2대 2’ 동률이지만 내용상으로 보면 크루즈 의원의 확실한 승리다.

슈퍼 화요일 경선지역 11곳 가운데 자신의 지역구인 텍사스와 오클라호마, 알래스카 등 3곳에서 승리를 거두며 이변 가능성을 예고한 뒤 이번에 보란 듯이 연승 행진을 이어간 것이다. 한마디로 본격적인 상승세를 탄 형국이다.

크루즈 의원으로서는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를 지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필두로 한 주류 진영이 ‘트럼프 반대’ 캠페인을 공식화한 가운데 이룬 승리여서 더욱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승리 덕분에 트럼프와 대의원 격차도 84명(트럼프 375명, 크루즈 291명)으로 좁혔다.

반대로 트럼프로서는 주류 진영이 자신을 조직적으로 반대하는 상황과 맞물려 적잖은 위기를 맞고 있다. 더욱이 이번 패배가 주류 진영의 ‘反트럼프’ 캠페인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드러날 경우 여론조사상의 우위와 관계없이 남은 경선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 주류 진영에서 미는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은 이번에도 성적이 좋지 않아 동력이 급속히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 대의원 확보 숫자(119명)에서도 크게 뒤지는 루비오 의원 입장에선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지역이자 자신의 지역구인 플로리다가 마지막 보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와 크루즈는 궁지에 몰린 루비오의 사퇴를 종용하고 나섰다.

워싱턴포스트(WP)와 BBC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테드 크루즈와 일대일로 겨루고 싶다”면서 “오늘 좋지 않은 결과를 거둔 루비오 의원에게 경선을 포기할 것을 요청한다. 지금이 그가 사퇴할 시기”라고 말했다.

크루즈 의원도 “경선 구도가 계속 분열돼있으면 트럼프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며 루비오 의원을 비롯한 다른 경쟁자들에게 경선을 포기하라고 압박했다.

흑백투표 현상이 두드러진 민주당의 경우 클린턴 전 장관이 다른 지역에 비해 흑인 인구 비중이 높은 남부 루이지애나 한 곳만 건지고 백인 인구가 많은 켄터키와 네브래스카에서는 샌더스 의원에게 패배했다.

샌더스 의원은 앞서 12개 주에서 치러진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버몬트와 오클라호마, 콜로라도, 미네소타 4곳에서 이기고 8곳을 지면서 큰 위기를 맞았으나 이번 승리로 다시 한번 반전의 계기를 잡은 셈이다.

하지만 이번 승리에도 불구, 클린턴 전 장관과의 대의원 격차가 커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CNN 방송은 이날 경선을 거치면서 누적 대의원 확보 숫자(슈퍼 대의원 포함)가 클린턴 전 장관은 1천121명, 샌더스 의원은 474명으로 각각 집계됐다고 전했다.

AP통신 등 미 언론은 샌더스 의원의 승리를 전하면서도 클린턴 전 장관이 3곳 중 대의원이 59명으로 가장 많고 흑인 인구가 많은 루이지애나에서 승리한 데 대해서도 의미를 부여했다.

민주당은 전체 대의원 4천763명 가운데 과반인 2천382명, 공화당은 2천472명 중 1천237명의 지지를 확보해야 대선 후보로 지명된다.

◇미니 슈퍼 화요일 승부 가른다…돌풍이냐 대세론 재점화냐

이번 선거 결과는 2차 승부처로 통하는 미니 슈퍼 화요일의 판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샌더스 의원과 크루즈 의원이 미니 슈퍼 화요일에서도 돌풍을 이어간다면 양당의 경선은 장기화하면서 7월 전당대회 직전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반대로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가 승리한다면 두 주자의 돌풍을 잠재우고 대세론을 다시 굳건히 할 수 있다.

각 주자가 미니 슈퍼 화요일에서 다시 한 번 사활을 건 진검승부를 벌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상으로는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가 앞서고 있지만, 이날 경선처럼 반대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결과를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니 슈퍼화요일 경선 지역은 플로리다(대의원 민주 246명·공화 99명), 일리노이(182명·69명), 미주리(84·52명), 노스캐롤라이나(121명·72명), 오하이오(159·66명) 주 등으로 이곳은 모두 프라이머리 방식으로 경선이 치러진다. 공화당은 여기에다 9명이 걸린 노던 마리아나스에서도 코커스 방식의 경선을 치른다.

미니 슈퍼 화요일에 걸린 대의원은 민주당은 전체의 16.6%인 792명, 공화당은 전체의 14.8%인 367명이다.

특히 공화당의 경우 이때부터 1위 주자가 모든 대의원을 차지하는 승자독식제도가 본격으로 적용되는 만큼 승패를 점칠 수 있을 정도로 주자 간 격차가 크게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승자독식제가 적용되는 지역은 플로리다와 일리노이, 마리아나스 등 3곳이다.

이곳까지 경선이 끝나면 민주당은 절반인 49.7%, 공화당은 절반을 크게 넘는 62.1%의 경선이 마무리되게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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