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의 ‘비밀병기’는 워런?…확실한 ‘트럼프 저격수’ 자처

힐러리의 ‘비밀병기’는 워런?…확실한 ‘트럼프 저격수’ 자처

입력 2016-05-26 07:38
업데이트 2016-05-26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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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 ‘트럼프 저격수’를 자처하고 나선 모양새다.

워런 의원은 최근 트럼프의 인종·종교·여성차별 발언에 대해 “역겹다”고 직격탄을 날린 데 이어 24일(현지시간)에는 트럼프가 과거 미국 주택시장 위기를 이용해 돈을 벌었다며 그가 ‘부도덕한 인물’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워런 의원은 이날 진보 단체 ‘대중민주주의센터’ 연례 만찬 연설에서 2006년의 주택시장 거품 붕괴를 거론하면서 “트럼프가 주택시장 붕괴 생각에 군침을 흘렸다. 트럼프 입장에서 주택시장 붕괴는 곧 헐값에 많은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어떤 종류의 인간이 사람들이 거리에 나앉고, 또 일자리와 연금을 잃는 것을 응원하느냐”며 트럼프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워런 의원의 이 같은 비판은 클린턴 전 장관의 발언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앞서 같은 날 오후 캘리포니아 주(州) 로스앤젤레스 외곽 유세에서 “트럼프는 캘리포니아는 물론 미국 전역에서 힘들게 일하는 가정의 일자리를 빼앗은 그 (주택시장) 위기를 바란다고 본인 입으로 말한 적이 있다”면서 “위기를 이용해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를 겨냥한 두 사람의 거의 똑같은 메시지, 특히 공교롭게도 같은 날 나왔다는 타이밍 등으로 인해 미 정치권에선 아직 공식으로 지지 선언을 하지 않은 워런 의원이 앞으로 클린턴 전 장관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클린턴 전 장관에게 트럼프에 맞서는 새로운 무기가 있다. 그것은 바로 엘리자베스 워런”이라고 전했다.

트럼프는 워런 의원의 비판에 “매우 위선적인 사람”이라고 반격했다.

트럼프는 25일 오전 트위터에서 “얼간이, 종종 ‘포카혼타스’로도 불리는 엘리자베스 워런은 과거 저당 잡힌 주택을 구입해 갑자기 큰돈을 벌었다. 완전히 위선적인 인물”이라고 일갈했다.

이는 워런 의원이 1990년대 오클라호마 주(州) 오클라호마 시 주택시장 위기 때 저당 잡힌 부동산을 싼값에 구입했다는 보스턴헤럴드의 과거 기사를 바탕으로 한 발언이다.

그러자 워런 의원은 이날 오후 폭풍 트윗을 통해 트럼프를 거세게 비난했다.

워런 의원은 “나는 (어려운 가정의) 사람들이 집을 사는 것을 도왔고, 또 해고된 공사현장 근로자들이 생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왔다”면서 “나 스스로 그런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나는 매일 노동자 가정을 위해 싸우지만, 트럼프 당신은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싸운다”고 꼬집었다.

워런 의원은 이어 “트럼프는 누군가 자신을 공격하면 극우 음모론과 거짓말로 반격한다. 이런 것은 대통령 선거가 아니다”면서 “만약 트럼프가 인터넷 공간의 모든 멍청한 거짓말을 진짜로 믿는 것이라면, 그런 그가 대통령이 될 경우 우리는 엄청나게 많은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원하는 대로 인신공격을 해 봐라. 당신의 말과 행동은 스스로 당신의 대통령 자격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와 워런은 앞서 이달 초에도 한 차례 크게 충돌한 바 있다.

트럼프는 지난 6일 트위터에서 “부패한 힐러리가 얼간이 엘리자베스 워런을 러닝메이트로 택했으면 좋겠다. 둘 다 이겨버리겠다”며 두 사람을 싸잡아 조롱했다.

또 “엘리자베스 워런이 정말 네이티브 미국인인지 한번 확인해보자. 난 사기꾼이라고 본다”며 워런 의원의 체로키 인디언 혈통 주장을 걸고넘어졌다.

그러자 워런 의원도 곧바로 트위터에서 트럼프를 “모욕적인 거짓말이라는 한 가지 방법밖에 모르는 ‘불리’(bully·약자를 괴롭히는 사람)”라고 규정하면서 “당신의 인종차별, 성차별, 외국인 혐오가 역겹다”고 일갈했다.

출생 논란에 대해서도 “트럼프 같은 사람들이 과거 오바마(대통령)의 출생을 갖고 논란을 일으켰을 때 어떻게 됐는지 이미 봤다. 대패했다. 미국 유권자들은 잘 알고 있다”고 일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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