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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무슬림 비하’ 발언에 전사자母 “트럼프, 희생 뜻 몰라”

트럼프 ‘무슬림 비하’ 발언에 전사자母 “트럼프, 희생 뜻 몰라”

입력 2016-08-01 09:51
업데이트 2016-08-01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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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슬람교에 무지…테러리즘과는 다른 종교”

최근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무슬림 비하’ 발언 당사자인 이라크전 참전 무슬림계 사망군인의 어머니 가잘라 칸이 감성적인 기고문으로 트럼프를 비판했다.

가잘라는 31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무슬림계 미국인으로 2004년 이라크에서 복무하다 자살폭탄테러로 숨진 아들 후마윤 대위에 대해 이야기하며 “트럼프는 그가 많은 희생을 했다고 했지만, 그는 희생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른다”고 비난했다.

앞서 후마윤의 아버지이자 가잘라의 남편인 키즈르는 지난 28일 민주당 전당대회에 연사로 나서 아들에 관해 얘기하며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금지 등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

이에 트럼프는 지난 30일 미국 ABC 방송 인터뷰에서 키즈르를 비판하면서 칸 부부가 함께 무대에 올랐으나 키즈르만 발언한 것을 두고 “어머니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은 발언이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해 무슬림 차별적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가잘라가 여성에게 복종을 기대하는 이슬람 전통 때문에 말하지 않았다고 암시한 것이기 때문이다.

가잘라는 이번 기고문을 쓴 배경에 대해 “내 말을 듣고 싶어하는 트럼프에 대한 나의 답”이라며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세상 모두가, 모든 미국인이 나의 고통을 느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들이 숨진 지 1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들의 사진이 있는 방에 들어가지 못한다”며 “아들의 대형 사진이 있는 전당대회 무대에 올라갔을 때 감정을 가눌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매일매일 아들을 잃은 고통을 느낀다”며 “우리가 살아있는 한 이 고통스러운 마음은 절대 치유되지 않고, 그 일에 대해 말하는 것조차 매번 내게는 힘든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가잘라는 “남편은 내게 연설하고 싶은지 물었지만, 나는 할 수 없다고 답했다”며 “나의 종교는 모든 인간은 신 앞에 평등하다고 가르쳤다. 남편과 아내는 서로의 일부분으로, 서로 사랑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가 이슬람교에 관해 얘기할 때, 그는 무지하다”며 “만약 그가 진짜 이슬람교와 (이슬람교 경전) 쿠란을 공부한다면 그가 테러리스트들을 통해 갖게된 모든 생각은 바뀔 것이다. 테러리즘은 다른 종교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가잘라는 아들이 이라크에 가게 됐을 때 말리고 싶었지만 “미국을 사랑한” 아들은 그것이 그의 임무라며 떠났고, 이라크에서 ‘영웅’이 되려 하지 말고 안전을 위해 뒤로 물러나 있으라는 당부에는 “그들은 내 병사들이고, 내 사람들이며, 나는 그들을 돌봐야 한다”고 답하고는 죽는 순간까지 다른 병사들과 무고한 민간인들을 구하려 했다고 말했다.

후마윤의 아버지 칸도 이날 CNN방송에 출연해 “트럼프는 시꺼먼 영혼을 가진 사람”이라며 “그는 사람들을 배제하고, 판사들과 이민자, 무슬림 이민자들을 경멸하는 말을 한다”며 “이 모든 분열적인 수사법은 헌법의 기본 원칙에 완전히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도자와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절대적으로 필요한 두 가지인 도덕적 기준과 공감”이 트럼프에게는 없다면서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트럼프를 지지한 공화당 주요 인사들에게 지지 철회를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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