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계에서 ‘광대’, ‘서커스’라는 말이 판을 치자 미국 유명 서커스단이 단단히 뿔났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유명 서커스단인 ‘링링 브라더스 앤드 바넘 & 베일리 서커스’(이하 링링 서커스)는 ‘서커스는 원래 서커스로의 환원을 바란다’는 운동을 이날부터 전개한다고 발표했다.

서커스, 광대와 같은 단어가 대선에서 부정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더는 두고 보지 않겠다는 의미다.

링링 서커스는 보도자료에서 “언론, 일반인은 물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마저 대선을 서커스로, 대선 후보를 광대로 반복해 거론하고 있다”면서 “이런 비유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커스란 단어를 원래 진짜 서커스가 있던 자리로 돌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링링 서커스 측은 또 “누구나 우스꽝스러운 말과 행동을 하거나 광대와 같은 옷을 입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링링 서커스 소속 광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우리는 ‘광대 짓’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서 자부심을 보였다.

링링 서커스는 ‘서커스를 원래 자리로’(#TakeBackTheCirus)라는 해시태그를 붙여 이를 강조하는 동영상도 제작해 유튜브에서 공개했다.

링링 서커스는 미국 최대의 코끼리 쇼를 제작하는 서커스단으로 유명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3월 공화당 대선 경선을 “서커스”라고 지칭하면서 공화당이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TV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인지도를 높인 뒤 ‘아웃사이더’ 돌풍을 일으키며 마침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도널드 트럼프에겐 ‘광대’라는 말이 붙었다.

미국 온라인매체 허핑턴포스트의 공동 창립자 아리아나 허핑턴은 4월에 트럼프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비유하면서 “둘 다 광대이고 위험하다”고 평했다.

전 세계 저명인사들도 트럼프를 ‘광대’로 칭하며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링링 서커스처럼 스키틀즈도 느닷없는 비유로 화가 났다.

트럼프의 아들인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달 시리아 난민을 독이 든 사탕 ‘스키틀즈’에 비유하자 스키틀즈는 “우리 제품은 사탕이고, 난민은 사람”이라면서 “적절한 비유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미국 대선을 서커스에 비유하는 것을 중단하자는 링링 서커스단의 동영상.[https://youtu.be/KALTrXjgiKs]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