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시 투표 후 곧장 개표…첫 마을 딕스빌 노치선 클린턴 승
미국 대통령 선거의 첫 테이프를 끊은 뉴햄프셔 주(州) 북부 산골 마을 3곳의 자정 투표에서는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를 거뒀다.도널드 트럼프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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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가장 먼저 투표와 개표가 끝난 딕스빌 노치에서는 클린턴이 전체 8표 가운데 4표를 얻어 2표를 얻는 데 그친 트럼프를 물리쳤다.
이후 허츠 로케이션에서도 17표 대 14표로 클린턴이 앞섰으나, 밀스필드에서 트럼프가 16대 4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3개 마을 통합 승자가 됐다.
두 후보 외에 자유당 후보 게리 존슨이 3표, 그리고 경선 주자였던 버니 샌더스와 존 케이식, 지난 대선 공화당 후보 밋 롬니가 각각 1표씩을 얻었다.
미국에서는 주에 따라 투표용지에 제3의 인물 이름을 적어 넣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들 마을에서 ‘0시 투표’가 가능한 것은 주민 100명 미만의 지역의 경우 자정에 투표를 시작해 결과를 곧바로 공개할 수 있도록 한 뉴햄프셔 주 규정에 따른 것이다.
특히 딕스빌 노치는 존 F. 케네디 민주당 후보와 리처드 닉슨 공화당 후보가 맞붙은 1960년부터 50년 넘게 미 대선의 첫 테이프를 끊는 곳으로 유명세를 타왔다.
주민들이 투표 전날 ‘발삼 그랜드 리조 호텔’에 모여 대기하다가 투표일 0시를 기해 미국과 세계에서 몰려든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첫 투표를 하는데 올해 투표는 호텔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인 관계로 인근의 호텔 건설업자 집에 마련된 임시 투표소에서 이뤄졌다.
2000년 선거 때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후보가 21표,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가 5표를 얻었고 2008년에는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가 15표,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가 6표를 얻었다.
민주당 후보가 딕스빌 노치에서 이긴 것은 1968년 허버트 험프리 이후 40년 만에 이때가 처음이고, 이번이 두 번째다.
딕스빌 노치의 유권자 수는 적지만 최근 4번의 대선에서 3번이나 최종 결과와 일치하는 결과를 내놓아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장소다.
다만 2012년에는 오바마 후보와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가 5표씩 나눠 가지며 무승부를 기록했고, 이번 공화당 경선에서도 존 케이식에게 가장 많은 표를 주는 등 최근에는 적중률이 다소 떨어졌다.
하츠 로케이션도 1948년 첫 투표를 하는 곳으로 유명했으나 1960년 지나친 언론 노출을 이유로 중단했다가 1996년부터 다시 첫 투표행렬에 가세했다.
이들 3개 마을의 결과는 8일 오후 8시(한국시간 9일 오전 10시) 투표가 종료되는 뉴햄프셔주 나머지 지역 결과와 합산된다. 대표적인 경합 주 중 하나인 뉴햄프셔에는 4명의 선거인단이 걸려있다.
이들 3개 지역에 이어 미국 동부 시각 기준으로 오전 5시(한국시간 8일 오후 7시) 버몬트 주를 시작으로 6∼7시 버지니아, 델라웨어, 코네티컷, 뉴욕, 메인, 켄터키 등 미전역이 투표 열기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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