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출신·군장성·초갑부’…트럼프 내각 면면은

‘월가출신·군장성·초갑부’…트럼프 내각 면면은

입력 2016-12-14 02:06
업데이트 2016-12-14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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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이끌 차기 미국 행정부의 국무장관으로 13일(현지시간) 렉스 틸러슨(64)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가 지명되면서 ‘트럼프 내각’ 구성은 완성 단계에 들어섰다.

미국 언론들은 틸러슨이 현직 대기업 CEO인 점을 언급하며, 트럼프가 ‘월스트리트’로 대표되는 미국 금융업계의 고위직 출신 인물들과 전직 군 장성들, 그리고 트럼프처럼 재산이 많은 사람으로 내각 구성원들을 채웠다고 입을 모았다.

앞서 클레어 매캐스킬(민주·미주리) 상원의원은 ABC뉴스 시사프로그램 ‘디스 위크’에 출연해 트럼프의 내각 인선을 “3G 내각”이라고 표현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출신, 군 장성(Generals) 출신, 억만장자 초갑부(Gazillionaires) 인사들이 대부분이라는 뜻으로 이들 세 그룹의 머릿글자를 따서 그렇게 표현했다.

법무장관 후보로 지명된 제프 세션스(69) 상원의원이나 벤 카슨(65) 주택도시개발장관 지명자와 같이 이런 구분에 해당하지 않는 이들도 있지만, 트럼프의 대선 선거운동 초기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는 등 트럼프와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사람들이라는 또다른 공통점이 도출된다.

트럼프의 내각 편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경제 관련 분야에 금융계 출신들을 배치하고 안보 쪽에는 군 장성들을 주로 발탁한 전문성 중심의 인사라고 평하고 있지만, 비판론자들은 개인 이익과 공직의 이해관계 충돌 우려를 불러일으키지만 해당 분야 전문성은 검증되지 않은 ‘마구잡이 인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내각 구성원들의 대부분이 60대 이상이라는 점 역시 눈에 띈다.

◇ ‘골드만삭스’ 또는 월가 출신들 = 금융업계 출신 내각 구성원의 대표자는 스티븐 므누신(53) 재무장관 지명자다.

골드만삭스 투자은행에서 17년간 근무한 뒤 헤지펀드 듄캐피털 매니지먼트를 창립하는 등 금융업자로서 경력을 쌓아 왔고, 재산은 약 4천600만 달러(약 536억 원)로 알려졌다.

현재 골드만삭스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인 게리 콘(56)이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 지명된 점은 트럼프 내각의 별명에 ‘골드만’이 들어가도 어색하지 않은 까닭으로 평가된다. NEC 위원장은 대통령의 전반적 경제정책에 대한 조언을 맡는다.

내각 구성원은 아니지만 백악관 수석전략가로 임명된 스티븐 배넌(63) 역시 골드만삭스에서 인수합병(M&A) 전문가로 활동한 경력을 갖고 있다.

윌버 로스(79) 상무장관 지명자 역시 투자은행 로스차일드에서 회장 자리까지 오를 정도로 금융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특히 로스 내정자는 사모투자회사 ‘W.L.로스 앤드 컴퍼니’를 운영하면서 ‘파산의 왕’ 또는 ‘기업 사냥꾼’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 군 장성 출신들 = 트럼프 내각에서 군 장성 출신들의 수는 상대적으로 많다고 보기 어렵지만 이들의 존재감은 금융업계 출신들에 비해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이란과의 핵협상에 극력 반대하거나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세워서 불법이민자들을 막아야 한다고 트럼프에게 주장한 사람들이 바로 이들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군 장성 출신 내각 구성원은 국방장관에 내정된 제임스 매티스(66) 전 중부사령관이다. 44년간 군복을 입으며 4성장군에까지 진급한 입지전적 인물인 매티스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전장에서 활약하며 ‘미친개’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약 7천 권의 책을 읽었다고 알려질 정도로 이론적 측면에서도 내공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내정된 전 남부사령관 존 켈리(66) 역시 40년 이상의 군 경력을 갖고 있다. 사령관 재직 때 중남미 지역의 마약조직들과 맞섰던 켈리 전 사령관은 트럼프의 강경한 이민정책을 시행하는 임무를 맡을 예정이다.

내각 구성원은 아니지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지명된 마이클 플린(58)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 역시 트럼프 정부 고위직으로 발탁된 대표적인 군 장성 출신이다.

이들 세 명의 또다른 공통점으로는 버락 오바마 정부의 국방·안보정책에 반대해 왔다는 부분이 꼽힌다. 매티스가 이란 핵협상에 반대하고 켈리가 관타나모 테러용의자 수감시설 폐쇄에 반대한 것처럼 플린은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미군이 훨씬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 억만장자들 =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인물들 중 금융업계 출신들이 주로 경제 분야로 나서고 군 장성 출신들이 안보 분야에 포진한 것과 달리, 수백만∼수십억 달러의 재산을 가진 이들은 분야와 관계 없이 고르게 분포해 있다.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의 재산은 경제전문지 포브스 집계에서 약 1억5천만 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대형 에너지기업 CEO이자 석유업계 거물인 틸러슨의 재산 규모는 ‘억만장자’라는 기준에 손색이 없지만, 재산 규모가 51억 달러로 예상되는 벳시 디보스(58) 교육장관 지명자 같은 다른 이들에 비하면 빛이 바래는 수준이다.

디보스의 재산 평가액이 포브스 추산 37억 달러인 트럼프보다도 높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는 그의 남편이 암웨이 상속자 딕 디보스이기 때문이다.

유명 투자자인 로스 상무장관 지명자의 재산은 약 29억 달러로 평가되고 있고, 내각 구성원은 아니지만 중소기업청장에 내정된 린다 맥마흔(68)의 재산은 약 13억 달러로 알려져 있다. 미국 프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의 공동 소유주인 맥마흔은 WWE를 현재의 수준으로 성장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앤드루 퍼즈더(66) 노동장관 지명자는 햄버거 체인인 ‘하디스’ ‘칼스 주니어’ 등을 거느린 패스트푸드 업체 ‘CKE 레스터런츠’의 최고경영자(CEO)다.

퍼즈더 지명자의 재산 규모는 현재 약 440만 달러로 알려져 있고 이 액수만 보면 다른 억만장자 내각 구성원들에 비해 훨씬 적다. 그렇지만 CKE레스터런츠가 사모투자회사에 피인수되면서 상장 폐지될 때 퍼즈더가 2천560만 달러어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그가 일반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훨씬 더 큰 규모의 재산을 갖고 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장관급은 아니지만 토드 리케츠 상무부 부장관 내정자도 억만장자로 분류되기에 충분하다. 리케츠와 가족들이 소유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구단의 가치는 현재 약 17억 달러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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