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의 반려견 독일산 셰퍼드 이름이 ‘챔프’와 ‘메이저’인 사연

바이든의 반려견 독일산 셰퍼드 이름이 ‘챔프’와 ‘메이저’인 사연

임병선 기자
입력 2020-11-10 12:19
업데이트 2020-11-10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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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대통령들의 동물 사랑 소개, 트럼프는 100년 만에 “동물 안돼”

미국 대선에서 사실상 승리를 결정지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백악관에 반려동물을 들이는 오랜 전통을 다시 이을 전망이다. 내년 1월 전직 대통령으로 물러서길 한사코 거부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낙 위생 관념에 투철해 100여년 만에 처음으로 반려동물을 백악관에 들이지 않은 미국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바이든 후보는 1월 취임식을 마친 뒤 독일산 셰퍼드 ‘챔프’와 ‘메이저’를 백악관에 들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트위터에 둘 다 계정을 갖고 있고 수만명의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는 소셜미디어 스타들이다. 영국 BBC는 두 반려견 외에 역대 대통령들이 퍼스트 패밀리 못잖게 챙겼던 퍼스트 펫들을 9일(현지시간) 소개해 눈길을 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대선 캠페인 깃발을 목에 차고 있는 반려견 챔프와 메이저와 웃음을 짓고 있다. 질 바이든 인스타그램 캡처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대선 캠페인 깃발을 목에 차고 있는 반려견 챔프와 메이저와 웃음을 짓고 있다.
질 바이든 인스타그램 캡처
조 바이든- 챔프와 메이저

바이든 후보는 20008년 부통령에 당선된 뒤에 새끼였던 챔프를 기르고 있었다. 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남편에게 당선되면 선물하겠다며 유세를 다니는 비행기 좌석에 두 마리 견공이 늠름하게 앉아 있는 사진을 찍었다. 두 마리의 이름은 손주들 이름을 땄는데 상당히 감성적인 의미를 지닌다.

그는 2008년 대선 유세를 통해 부친이 “낙담할 때마다, 넌 챔프야, 일어나!”라고 말하곤 했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는데 반려견 이름을 붙인 이유가 된다. 메이저는 2년 전 델라웨어 휴메인 어소시에이션이란 단체에서 위탁받아 기르다 입양했다. 인스타그램에 메이저와 어울리는 동영상을 올리고 “No ruff days on the trail when I have some Major motivation”라고 적었다. ‘중대한(견공 이름도 중의적으로) 동기가 있다면 (내) 앞길은 힘들(개 짖는 소리도 중의적으로) 일이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데려간 서니(왼쪽)와 보. 백악관 제공 자료사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데려간 서니(왼쪽)와 보.
백악관 제공 자료사진
버락 오바마- 보와 서니

포르투갈 물개 보와 서니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에 살았다. 그는 대선 승리를 확정한 뒤 딸들에게 “새로운 강아지들과 백악관에 함께 들어갈 수 있단다”라고 말했다. 보는 2009년 테드 케네디 상원의원이 오바마 자녀들에게 선물한 것이었으며 서니는 2013년 8월에야 합류했다. 보는 가슴이 하얗고 앞쪽에 반점도 있는 반면, 온통 검정색인 서니는 대통령 가족의 공적 임무 때 수행하기도 해 인기가 대단했다. 영부인 미셸 여사는 “모두 그들과 사진찍길 원한다. 매달 초에 메모를 받아 그들의 일정표를 짠다. 난 그들이 언제 나타날지 승인하는 임무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길렀던 반려묘 삭스와 반려견 버디는 늘 사이가 좋지 않았다. 1998년 어느날 삭스가 버디를 내려다보고 있다. AFP 자료사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길렀던 반려묘 삭스와 반려견 버디는 늘 사이가 좋지 않았다. 1998년 어느날 삭스가 버디를 내려다보고 있다.
AFP 자료사진
클린턴- 버디와 삭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버디란 이름의 초콜릿색 래브래도 반려견과 삭스란 이름의 반려묘를 길렀다. 둘은 이따금 아웅다웅 다퉈 인간 뉴욕 타임스(NYT)는 둘을 호적수라고 불렀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2000년 취재진에게 아내가 부재 중이면 버디가 가끔 옆에서 잔다고 얘기하며 “내 진짜 친구”라고 말했다. 두 반려동물에 대한 책도 썼는데 존경하는 삭스, 존경하는 버디라고 표현했고, 자녀들이 보낸 편지, 둘의 앙숙 관계와 습관 등을 자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2005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바니를, 부인 로라 여사가 미스 비즐리를 품페 안고 있다. AFP 자료사진
2005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바니를, 부인 로라 여사가 미스 비즐리를 품페 안고 있다.
AFP 자료사진
조지 W 부시- 미스 비즐리와 바니

반려동물을 많이 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미스 비즐리와 바니란 두 마리 스코티시 테리어종을 길렀다. 백악관이 배포한 동영상 제목 중에는 “아주 비즐리 크리스마스”와 “바니 캠” 등이 붙여져 있었다. 로라 여사는 비즐리가 “기쁨의 원천”이라면서 남편과 바니가 야외 활동을 무척 즐긴다고 소개했다.
린든 B 존슨 전 대통령이 1967년 9월 백악관 남쪽 잔디마당에서 열린 농업 박람회 도중 반려견 유키를 소개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AFP 자료사진
린든 B 존슨 전 대통령이 1967년 9월 백악관 남쪽 잔디마당에서 열린 농업 박람회 도중 반려견 유키를 소개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AFP 자료사진
린든 B 존슨- 유키

존슨 전 대통령이 아낀 반려견으로는 유키란 이름의 테리어 혼종견이 있었다. 대통령 반려동물 뮤지엄 홈페이지에 따르면 딸 루시가 1966년 추수감사절에 고향 텍사스주의 한 주유소에서 발견했는데 이듬해 아버지에게 선물했고, 대통령은 직접 9월 백악관 남쪽 잔디마당에서 열린 농업 박람회에 유키를 소개했다. 둘은 각료 회의는 물론 함께 수영을 즐기기도 했다.

그의 손자는 한때 “존슨 시티의 가난한 소년이 백악관에까지 이르게 만든 미국의 정신을 체화하는 각별한 유대를 공유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1944년 4월 7일 백악관에 사는 테리어 종 반려견 팔라가 네 번째 생일을 맞아 프랭클린 D 루즈벨트 전 대통령이 손수 만든 생일 케이크를 앞에 두고 입맛을 다시고 있다. AFP 자료사진
1944년 4월 7일 백악관에 사는 테리어 종 반려견 팔라가 네 번째 생일을 맞아 프랭클린 D 루즈벨트 전 대통령이 손수 만든 생일 케이크를 앞에 두고 입맛을 다시고 있다.
AFP 자료사진
프랭클린 D 루즈벨트- 팔라

아마도 역대 퍼스트 독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프랭클린 D 루즈벨트 전 대통령이 예뻐했던 스코티 시 테리어 팔라이다. 1940년 사촌이 대통령에게 선물했는데 스코틀랜드 조상의 이름을 따 ‘팔라힐의 무법자 머레이’라고 긴 이름을 붙여줬다. 대통령 반려동물 뮤지엄에 따르면 팔라는 매일 아침 대통령이 아침을 들 때 뼈 하나를 대접 받았고, 편지에 답하는 전담 비서를 둘 정도였다. 4월 7일 팔라의 생일 때면 대통령이 손수 케이크를 만들어 바쳤다. 1942년 대선 유세 때 팔라는 전쟁에 적극 참전을 독려하는 고무 스태프 모으기에 장난감들을 기부하기도 했다.

기록 필름들을 보면 워싱턴 DC에 프랭클린 델라노 루즈벨트 메모리얼에 있는 대통령 동상 옆에 팔라의 동상도 눈에 띈다.
미국 비밀경호국 요원이 1962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 캐롤라인을 반려 말 마카로니 등에 앉힌 채 끌고 있다.캐롤라인은 나중에 주일 미국 대사가 된다. AFP 자료사진
미국 비밀경호국 요원이 1962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 캐롤라인을 반려 말 마카로니 등에 앉힌 채 끌고 있다.캐롤라인은 나중에 주일 미국 대사가 된다.
AFP 자료사진
존 F 케네디- 마카로니

퍼스트 펫 명칭을 받은 것이 견공과 반려묘 뿐만은 아니었다. 조류나 햄스터, 심지어 망아지도 있었다. 마카로니는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 캐롤라인이 린든 B 존슨 전 대통령에게 선물 받은 망아지였다. 주로 버지니아주 농장의 마굿간에 있었지만 이따금 백악관 마당을 어슬렁거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앞의 뮤지엄에 따르면 재키 케네디 여사는 이란 방문 때 데려가 마카로니를 파라 왕비가 이끌게 했는데 왕비가 들고 있던 수선화 더미를 먹으려 하는 재미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자 팬레터가 쏟아져 라이프 잡지 표지에 실리기도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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