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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학생에 총 맞은 美교사, 학생들부터 대피시키고 끝까지 남았다

6살 학생에 총 맞은 美교사, 학생들부터 대피시키고 끝까지 남았다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3-01-10 13:24
업데이트 2023-01-10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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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학생에 피격당한 미국 교사 애비게일 주어너
6살 학생에 피격당한 미국 교사 애비게일 주어너
6살 학생이 수업 중에 교사를 총으로 쏜 사건이 벌어져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해당 교사가 총상을 입고도 다른 학생들을 먼저 대피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이 벌어진 것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뉴포트뉴스시의 리치넥 초등학교 교실이었다.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초등학교 1학년 남학생이 여교사를 향해 총을 쐈고, 여교사는 중상을 입었다. 다른 학생들은 다치지 않았다.

사건 당시 경찰은 이 학생이 교사를 겨냥해 총을 한 발 쐈다고 설명했다. 오발 사고는 아니라는 것이었다.
“선생님 쾌차하세요”
“선생님 쾌차하세요” 6세 학생에게 총을 맞은 애비게일 주어너 선생님의 쾌유를 비는 메시지가 학교 앞에 붙어 있다. 2023.1.10
AP 연합뉴스
경찰은 9일 사건 브리핑을 통해 더 자세한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총격 전 교사와 학생 간 물리적 다툼은 없었다. 당시 교실에 있던 다른 학생의 부모는 “교사가 총을 압수하려고 하자 학생이 총을 발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에 전했다.

뉴포트뉴스시의 스티브 드루 경찰서장은 학생이 사용한 총은 학생의 어머니가 합법적으로 구매한 총이며, 학생은 집에 있던 총을 책가방에 넣어 학교로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수사당국과 교육당국은 총격에 연루된 교사와 학생 모두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피해 교사는 모교인 제임스 매디슨 대학교가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애비게일 주어너(25)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대학 측은 “우리 학교 졸업생인 애비게일 주어너의 비극적인 총격 사건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밝혔다.
수업중 6세 학생 총에 맞은 美교사 쾌유 비는 시민들
수업중 6세 학생 총에 맞은 美교사 쾌유 비는 시민들 9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뉴포트뉴스시 교육청 앞에서 시민들이 3일 전 수업중 6세 1학년 학생이 쏜 총에 맞은 리치넥초등학교 교사의 쾌유를 비는 촛불 철야기도회를 열고 있다. 다친 교사는 25세로 지역병원에 입원했지만 안정적인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3.01.10
AP 연합뉴스
경찰은 사건 당일 주어너가 중태에 빠졌다고 전했는데, 이날은 주어너의 상태가 호전됐다고 밝혔다.

학생이 총을 쏠 때 주어너는 방어 자세를 취한 덕분에 총알은 교사의 손을 관통해 위쪽 흉부에 맞았다.

드루 서장은 주어너가 총에 맞고도 학생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도록 해 여러 생명을 구한 “영웅”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어너 선생님은 마지막으로 교실을 빠져나온 사람이며, 아이들 모두가 교실에서 나왔는지 확실히 확인했다”면서 “총상에 고통을 겪으면서도 학생 모두 안전한지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총격이 발생한 뒤 학교의 다른 직원이 교실로 달려와 학생을 제지했으며, 이 과정에서 학생이 직원을 때리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때서야 주어너는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비틀거리며 복도를 지나 사무실로 향했다. 경찰은 그때 역시 주어너가 잠시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면서 “학생들이 안전한지 확인하기 위해 돌아봤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바닥에서 총을 발견했다고 한다.

사건 당시 5살과 7살 손주들을 데리러 학교를 찾았다는 한 주민(55)은 “학교 관계자들은 1학년 교실 중 한 곳에서 총격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학교 봉쇄를 지시하느라 바빴다”면서 “봉쇄가 미처 이뤄지기 전에 주어너 선생님이 문 앞에 나타나 ‘911에 전화해주세요. 총에 맞았어요’라고 말하곤 쓰러졌다”고 전했다.

뉴포트뉴스시의 한 시의원은 “주어너 선생님은 교육자의 의무 이상을 해냈다”면서 그가 교육자 집안 출신이라고 말했다.
6살 학생이 교사에게 총을 쏜 사건이 벌어진 학교
6살 학생이 교사에게 총을 쏜 사건이 벌어진 학교 6살 학생이 수업 중에 교사를 향해 총을 쏜 사건이 벌어진 미국 버지니아주 뉴포트뉴스시의 리치넥 초등학교 입구.
AP 뉴시스
총을 쏜 학생은 경찰차에 호송됐으며, 연락을 받은 학부모가 경찰서에 도착해 학생과 함께 조사를 받았다.

사법당국은 아직 학생에게 범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으며, 학생은 현재 법원 명령에 따라 시설에서 정신치료를 받고 있다.

버지니아주 법은 6세를 성인처럼 재판받도록 하지 않으며, 유죄 판결을 받는다고 해도 소년원에 보내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라고 뉴욕타임스(NYT) 등은 전했다.

뉴포트뉴스 교육당국은 고민에 빠졌다. 조지 파커 3세 교육감은 “중·고등학교에선 금속탐지기나 무작위 검색 등을 하고 있지만, 솔직히 6살짜리 아이가 총기를 학교에 가져와서 교사를 쏠 가능성에 대해 누가 대비를 할 수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초등학교에서는 성인 총기난사범이 교실에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이제는 금속탐지기 등 중·고등학교에서 총기사고를 막는 수단을 초등학교에 도입해야 할지 검토하게 됐다고 말했다.

파커 교육감은 “학교를 감옥처럼 만드는 조치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학생들을 가르칠 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립교육통계센터에 따르면 2019~2020년 미국 내 고등학교 15%는 금속탐지기를 통한 무작위 검색을 실시하고 있으며, 7~9%의 중·고교에서는 투명 책가방을 사용하거나 책가방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를 취하는 초등학교는 2% 미만이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안전 강화 조치가 총격 사건을 막아주진 못한다고 본다. 몇몇 전문가들은 상담과 정신건강 지원이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드루 서장은 ‘6살 소년이 어떻게 총기 사용법을 알았느냐’는 질문에 “이 질문이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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