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재판, 문혁 4인방 재판 때보다 퇴보

보시라이 재판, 문혁 4인방 재판 때보다 퇴보

입력 2013-08-23 00:00
업데이트 2013-08-2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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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重慶) 서기 재판을 두고 문화혁명 말기 이른바 ‘4인방’ 재판 때와 비교하는 시각들이 있지만, 재판의 투명성 측면 등에서 4인방 재판 때보다 오히려 퇴보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 당국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이번 재판 과정을 상세히 전하고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는 등 투명성과 공개 재판 원칙을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1981~1982년 진행된 4인방 재판과 비교해 법치나 사법 독립 측면에서 별다른 발전을 찾을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32년전 4인방 재판을 취재했던 한 은퇴 기자는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두 재판을 비교할 때 오히려 상황이 퇴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4인방 재판은 생중계됐지만 이번 재판에는 그런 과정이 없었고 4인방 재판 때는 더 많은 사람과 기자가 재판정에 참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4인방 재판은 수도 베이징에서 진행됐지만 보시라이 재판은 정치 중심에서 수백 km 떨어진 산둥성 지난에서 열린 점, 4인방 재판 때 당국이 더 많은 정보를 기자들에게 제공했던 점 등에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1981년 4인방 재판 때에는 기자 330명을 비롯해 900여명이 재판장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번 재판에는 보시라이 가족 5명을 포함한 91명과 기자 19명만이 참석했다.

또 4인방 재판 때는 2만 자 분량의 기소장이 언론에 공개됐지만, 이번 재판 때는 신화통신을 통해 수백자 분량의 짧은 자료만 제공됐다.

홍콩대 저널리즘·미디어 연구센터의 푸 킹-와 박사는 “일부에서는 이번 재판이 웨이보를 통해 중계된 것을 두고 비교적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진행됐다고 볼 지 모르지만 4인방 재판은 TV로 생중계된 반면 이번 재판에서는 검열된 문장과 재판 사진만을 볼 수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인권변호사 푸즈창 역시 “30여 년 전 4인방 재판 때보다 법치와 사법 독립 측면에서 아무런 발전도 볼 수 없었다”라고 비판했다.

보시라이 재판이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것은 여전히 보시라이가 상당한 대중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번 사건이 좌파와 개혁 세력 간 치열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점이 작용했다는 견해도 있다.

장밍 런민대 교수는 “이번 재판은 시진핑의 권력 장악에 대한 시험대”라면서 “보시라이의 독특한 위치가 지도부가 4인방 재판 때와 비교해 보다 조심스럽게 이번 재판을 다루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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