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구르인 학자 “억울함 호소 위해 극단 방법 선택한 듯”
지난 28일 중국 베이징시 톈안먼(天安門)에서 발생한 의문의 차량돌진 사건은 위구르인이 주도한 테러로 확인됐다는 중국 관영 매체의 보도에 대해 위구르인 학자가 의문을 제기했다고 독일의 대외 공영 라디오 방송인 ‘도이치벨레’(DW)가 30일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며 저명한 학자이자 행동가인 중국민족대학의 일함 토티(41) 교수는 이날 인터뷰에서 차량 안에서 발견됐다는 백색 깃발 등은 테러 증거가 될 수 없다며 당국의 테러 결론에 의문을 표시했다.
중국 언론들은 이날 문제의 차량 안에서 쇠몽둥이와 장도, 휘발유통, ‘성전’ 등의 문구가 있는 깃발 등이 발견됨에 따라 공안당국은 이번 사건을 테러로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일함 토티 교수는 이어 사건 차량을 운전했다는 위구르인 우스만 아이산이 자살 테러에 그의 모친과 부인을 대동할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아이산이 이런 극단적인 행동에 모친과 부인을 대동한 것은 개인적인 억울한 사정을 알리기 위한 집단 분신과 비슷한 행위인 것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억울한 사연을 세상에 알리려고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에서 자폭을 시도했던 농민공 지중싱(冀中星·34), 토지를 강제 수용당하고 주택에서 철거된 데 항의하기 위해 분신한 서민들을 예로 들면서 이번 사건도 민원을 호소하기 위한 행동으로 간주했다. 그는 또 체포된 공모 용의자 5명 중 위쑤푸 우마이얼니야즈(玉蘇普 吾買爾尼亞孜)가 신장위구르 산산현 출신이라는 이유로 테러와 관련이 있다고 추정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산산현에선 지난 6월 말 관공서 습격 사건이 발생, 위구르족 16명과 한족 8명 등 24명이 숨졌다. 범인 4명중 3명에게 사형이 선고됐다.
일함 토티 교수는 관영 매체들이 사건 발생 초기에는 교통사고라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다가 외국 매체들이 테러 가능성을 언급하자 갑자기 보도 방향을 ‘테러 결론’으로 바꿨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국이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함에 따라 사실상 계엄 상태에 있는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현지 주민에 대한 단속이 더욱 강화되고 유혈 충돌이 확대되면서 주민들의 고통이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망명 위구르 단체인 세계위구르회의(WUC) 레비야 카디르 의장도 이번 사태 이후 당국의 대규모 검거 작전 등으로 위구르인에 대한 압박이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