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가노(長野)현 ‘중앙알프스’에서 조난당한 한국인 등산객들은 28일 고마가네(駒ヶ根)시의 이케야마(池山)에서 등반을 시작했다.

한국의 여행사를 통해 단체로 일본에 온 일행 20명은 중앙알프스의 우쓰기다케(空木岳.2천864ｍ)를 거쳐 중간의 ‘기소도노(木曾殿)산장’에서 1박한 후 29일 아침 6시께 히노키오다케(檜尾岳.2천728ｍ)를 거쳐 호켄타케의 ‘호켄산장’을 향해 출발했다.

니가타(新潟)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일행은 처음에 20명이 함께 출발했지만 날씨가 추운데다 비까지 내리면서 낙오자가 생기기 시작, 20명이 대오를 유지하지 못하고 중간에 몇개 그룹으로 쪼개졌다.

이들 등산객의 연령대는 48~78세였다. 남성 14명에 여성 6명으로, 부산 지역의 한 여행사를 통해 단체 등반에 나섰다. 현지 숙박 예약 등은 도쿄의 한 여행사가 맡았다.

당시 호켄타케 정상 부근에는 비바람이 강했고 기온은 10℃ 정도였다.

이날 예정된 산장에 도착한 사람은 8명에 불과했다. 1명은 전날 머물던 산장으로 되돌아갔다.

다른 4명은 히노키오다케의 한 무인 대피소로 몸을 피했고 2명은 자력으로 하산해 고마가네시 유스호스텔에서 하룻밤을 지냈지만 나머지 5명이 행방불명됐다.

현지 경찰이 일행으로부터 구조 요청을 받고 29일 오후 수색에 나섰으나 기상악화로 일단 수색을 중단했다.

경찰이 민간구조대와 함께 30일 새벽 수색을 재개, 호켄타케 남쪽 해발 2천850m 지점에서 박문수(78)씨의 시신을, 히노키오다케(檜尾岳)와 호켄타케 사이 해발 2천800m 지점 등산로에서 이근수(72)씨로 추정되는 시신을 각각 발견했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약 500m였다.

또 해발 1천720ｍ 지점의 히노키오다케(檜尾岳)와 호켄타케 등산로에서 60대로 추정되는 남자 1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무인 대피소와 호켄산장에 있던 사람 등 13명은 경찰, 민간 구조대 등과 함께 하산하거나 하산중이다.

고마가네시 경찰서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인 등산객 일행은 등산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고 대오를 앞뒤에서 이끄는 가이드도 없이 산에 올랐다.

오전 10시 현재 일행 중 10명이 고마가네시 경찰서에 도착했으며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사고 당시 상황 등에 대한 진술을 받고 있다.

경찰은 일행 20명 중 아직도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2명에 대해 계속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