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런 일이…” 유족·산악회 침통

“어떻게 이런 일이…” 유족·산악회 침통

입력 2013-07-30 00:00
업데이트 2013-07-3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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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경험 풍부하지만 악천후 때문에 사고”

”어떻게 이런 일이… 믿어지지 않아요. 다들 베테랑인데…”

일본 혼슈 산악지역인 ‘중앙 알프스’에서 조난돼 변을 당한 등산객 가족과 동료 산악회원, 소속 여행사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비보에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베테랑인데 악천후 탓에 사고 난 듯” = 이번 산행에 참가한 등산객 중 7∼8명이 소속된 부산의 상봉산악회 배석인(59) 회장은 30일 “등산을 함께한 사람 중 일부 회원이 포함됐으며 이들은 오랜 기간 산을 타 온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산악회에서 회원을 모집해 간 것이 아니라 일부 회원이 휴가철을 맞아 여행사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간 산행이기 때문에 정확한 경위를 알 수는 없다”면서도 “조난자 명단을 볼 때 쉽게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고 침통해 했다.

배 회장은 “실종됐다는 회원 중 1명은 일본항공에 근무하면서 여러 차례 일본 산행을 다녀왔고 나머지 회원들도 산을 잘 타는 사람들”이라며 “아마 갑작스럽게 내린 폭우 탓에 길을 잃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내달 1일 중국 타이산(泰山)으로 등산할 계획이던 이 산악회는 산행 일정을 취소하고 일본 현지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산악회 총무를 맡은 송용학씨도 “유족 1명이 오전에 확인차 전화가 와 ‘좀 더 기다려 보자’고 말했다”면서 “아직 일본에 갈 계획은 없지만 오늘 중 고문단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산악회는 1974년 설립돼 올해 40주년을 맞는다. 현재 활동하는 회원은 50여명으로 대부분 부산에 거주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유족 오열 = 조난당한 등산객 가족들은 29일 밤늦게 뜻밖의 사고 소식을 접하고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가족들은 수시로 인터넷 등을 통해 뉴스를 검색하며 생존소식을 간절히 기도했지만 30일 새벽 박문수(78), 이근수(72)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에 가족들은 오열했다.

박씨 가족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나 당황스럽다”며 “아버님께서 평소 일본에 2∼3차례 등산을 잘 다녀오셔서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정말 사고가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씨 가족은 신원이 확인된 만큼 일본 현지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실종된 박혜재(63)씨의 부인은 “지금은 전화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김해공항에서 박씨와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항공사 직원은 “불과 며칠 전 출국장에서 뵙고 어디 가시냐고 안부를 물었다”며 침통해 했다.

실종된 박인신(70)씨의 아들(42)은 “일본 영사관이나 여행사를 상대로 전화해보고 있는데 별다른 소식이 없어 매우 답답하다”며 “제발 아버님께서 살아계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행사도 사태파악 하느라 분주 = 등산객의 항공편 예약 등의 업무를 담당한 부산 동구의 H여행사는 사고 소식을 접하고 침울한 분위기 속에 수습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수시로 걸려오는 가족과 각 기관의 전화를 받느라 진땀을 흘리던 여행사 대표 김모(59)씨는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 대표는 “출발하기 20일 전쯤 산악회 회원인 박혜재씨가 여행사로 찾아왔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우리가 취급하는 통상 모객 업무나 패키지 상품은 아니다”면서 이미 박씨가 등산 스케줄까지 짜서 왔고 우리는 항공편과 숙박에 필요한 산장 예약, 버스 임대업무만을 대행해 줬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나이가 전부 고령이어서 현지에서 돌봐줄 가이드가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물었지만 ‘자신들은 산악전문가여서 필요가 없고 오히려 비용만 많이 든다’며 거절했다”고 전했다.

여행사는 현재 일본 현지방문을 원하는 유족들과 의견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사 측은 등산객들이 1억원의 대인배상 보험에 가입돼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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