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듯 다른 국보’…韓日반가사유상 도쿄서 한자리 전시

‘닮은 듯 다른 국보’…韓日반가사유상 도쿄서 한자리 전시

입력 2016-06-21 15:19
업데이트 2016-06-2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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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자세·다른 소재로 표현에 차이”…한일 문화교류 상징

“형(한국 반가사유상)은 체구가 작고 선이 뚜렷했다. 동생(일본 반가사유상)은 덩치는 크지만 온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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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같은 한국과 일본의 반가사유상
형제 같은 한국과 일본의 반가사유상 한국 국보 제78호인 금동 반가사유상(왼쪽)과 일본 국보인 주구지(中宮寺) 소장 목조 반가사유상(오른쪽)이 21일 개막한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의 특별 전시에서 일반에 공개됐다.
연합뉴스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국보 반가사유상이 21일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에서 서로를 마주 본 모습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수교 50주년(2015년)을 기념해 추진된 특별 기획에 따라 한국의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과 일본 국보인 주구지(中宮寺) 소장 목조 반가사유상이 지난달 한국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됐고 이날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일본에서 선보이게 됐다.

걸터앉은 자세로 오른발을 왼쪽 무릎 위에 올리고 오른 무릎 위에 오른쪽 팔꿈치를 올린 채 오른 손가락을 얼굴에 갖다 댄 비슷한 자세의 불상들이다.

한국 반가사유상이 6세기, 일본 반가사유상이 7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고 불교문화가 대륙에서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전해진 점을 고려하면 ‘형제’가 지난달부터 천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해후한 셈이다.

자세히 뜯어보면 둘을 확연히 다르다.

한국 반가사유상은 높이 83.2㎝이고 일본 반가사유상은 126.1㎝라서 ‘동생’이 훨씬 크다.

마루야마 시로(丸山士郞) 도쿄국립박물관 학예기획부기획과 특별전실장은 서로 다른 재료에서 오는 표현의 차이에 주목했다.

그는 “한국 반가사유상은 팔의 선을 비롯해 곡선이 아름답고 표정 등이 명확하며 동적인 느낌을 준다. 미소도 확실하고 어떤 면에서는 예리한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마루야마 실장은 일본 반가사유상에 대해서는 “나무로 만들었기 때문에 다소 둥글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며 움직임이 적고 조용하다. 표정도 미소를 짓는 것 같기도 하고 고민하는 것 같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번 전시가 “고대 때부터 이어진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재확인하는 것”이라며 “양국 국보 중 국보, 멋진 예술품을 관람객이 마음껏 감상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두 반가사유상을 한 자리에서 볼 드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비가 내리는데도 관람객이 줄을 이었다.

시마다(63)라고 이름을 밝힌 한 관람객은 “한국 반가사유상은 금속이기 때문에 크게 만들기 어려웠는지 크기는 작지만, 매우 기품이 있고 멋지다. 일본 반가사유상은 목재라서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소재의 확실한 차이를 보고 대륙에서 한반도를 거쳐 일본으로 문화가 전해지는 동안 시간의 흐름을 실감할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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