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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우호 1인자 되겠다던 아들 뜻 잇겠다”

“한일 우호 1인자 되겠다던 아들 뜻 잇겠다”

김진아 기자
김진아 기자
입력 2023-01-27 00:31
업데이트 2023-01-27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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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인 이수현 22주기 일본 추모식
신주쿠상인연합회 주최로 열려
고인 모친도 3년 만에 도쿄 찾아
“양국 어떻게든 사이가 좋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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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신오쿠보역 플랫폼에서 취객을 구하려다 숨진 이수현씨의 22주기인 26일 어머니인 신윤찬(가운데)씨와 윤덕민(왼쪽 첫 번째) 주일 한국대사가 추모식에서 의인을 기리고 있다.
일본 도쿄 신오쿠보역 플랫폼에서 취객을 구하려다 숨진 이수현씨의 22주기인 26일 어머니인 신윤찬(가운데)씨와 윤덕민(왼쪽 첫 번째) 주일 한국대사가 추모식에서 의인을 기리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서로 마음을 터놓고 지낼 수 있는 다정한 이웃이 되는 것… 그게 우리 아들이 바라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일본이 22년 동안 기억하는 이름이 있다. 의인 ‘이수현’. 2001년 1월 26일 도쿄 지하철 신오쿠보역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26세의 나이로 숨진 그를 기리는 추모식이 22주기인 26일 신오쿠보역에서 치러졌다.

고인의 어머니인 신윤찬(74)씨도 3년 만에 아들의 기일에 도쿄를 찾았다. 신씨는 매년 기일이 되면 추모식에 참석했지만 지난 2년간 코로나19 영향으로 도쿄를 찾지 못하고 영상 추모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대신했다.

아들이 마지막 숨을 거뒀던 지하철 플랫폼을 찾은 신씨의 눈가는 젖어 있었다. 신씨는 “항상 여기 설 때마다 그때가 생각나곤 한다”며 “그래도 여기를 찾을 때마다 수현이가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떨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코리안타운인 신오쿠보는 케이팝 등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젊은 일본인이 많이 찾는 장소다. 신씨는 신오쿠보역을 오가는 젊은이들을 보며 “우리 아이도 저렇게 바쁘게 뛰어다녔겠구나 싶다”며 울먹거렸다.

신씨는 ‘양국 우호의 일인자’가 되고 싶었던 아들의 뜻을 이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현이는 ‘일본은 이웃 나라이며 멀리하면 손해’라고 말했는데 저에겐 그게 유언처럼 들린다”며 “한일은 어떻게든 사이가 좋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들이 남긴 이 말을 힘닿는 대로 이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식은 신주쿠상인연합회 주최로 열렸다. 윤덕민 주일 한국대사도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고려대 학생으로 일본 유학 중이던 고인은 기숙사로 돌아가던 길에 신오쿠보역 승강장에서 선로로 떨어진 취객을 구하기 위해 열차가 진입하는 상황에서도 뛰어들었다. 당시 사진작가인 세키네 시로(당시 47세)도 취객을 구하기 위해 뛰어들었지만 3명 모두 열차에 치여 숨졌다.
글·사진 도쿄 김진아 특파원
2023-01-2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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