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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히잡 시위’ 2명 또 사형… 국제 비난 고조

이란 ‘히잡 시위’ 2명 또 사형… 국제 비난 고조

김현이 기자
김현이 기자
입력 2023-01-08 20:26
업데이트 2023-01-09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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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대 살해 혐의 유죄 판결받아”
형 확정 4일 만에 집행 ‘사법 살인’
유엔 “자백 강요한 불공정한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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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 참석한 라이시 이란 대통령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 참석한 라이시 이란 대통령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제22차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SCO는 2001년 중국과 러시아 주도로 출범해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인도, 파키스탄 등 8개국을 회원국으로 하는 정치?경제?안보 협의체다. 이란이 정식 가입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한 가운데, SCO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외연 확대 문제도 논의한다. 2022.9.16 사마르칸트 AP 연합뉴스
이란 사법당국이 ‘히잡 시위’로 알려진 반정부 시위 참가자 2명에 대한 사형을 추가로 집행해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7일(현지시간) “모하마드 메흐디 카라미(22)와 세예드 모하마드 호세이니(39)가 이날 오전 교수형에 처해졌다”고 밝혔다. 현지 사법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1월 3일 테헤란에서 40㎞ 떨어진 카라즈 지역에서 시위를 벌이던 중 이란 정예군인 혁명수비대 산하의 민병대원을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IRNA통신은 반정부 시위 참가자를 ‘폭도’로 규정했고, 이들을 “(민병대원을) 순교시킨 주범”이라고 묘사했다.

이번 처형은 지난 3일 이란 대법원이 형을 확정한 지 불과 4일 만에 이뤄지면서 이란이 ‘사법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들끓는다. 이란은 총 4명의 반정부 시위 참가자를 처형했으며, AFP통신에 따르면 이 외에도 최소 10명이 사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유엔인권사무소는 “강제 자백에 근거한 불공정 재판이 이뤄졌다”며 “모든 사형 집행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고 영국 가디언은 보도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란 당국이 민간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진압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또 다른 신호”라며 “경악스럽다”고 비난했다.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카라미의 부모는 지난달 ‘아들을 살려 달라’고 호소하는 영상을 온라인에 올렸다. 카라미 가족은 아들과의 마지막 만남조차 허용되지 않았으며, 변호사가 아들의 사건 기록을 볼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란 최고지도자실은 이날 반정부 시위 진압을 총괄 하는 경찰 수장을 아흐메드 레자 라단(60) 경찰전략연구소장으로 교체했다. 그는 2009년 경찰청 차장 재임 당시 반정부 시위 강경 진압으로 악명을 떨친 인물이다. 이란에서는 지난해 9월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혐의로 도덕 경찰에 체포된 마흐사 아미니(22)의 사망 사건 이후 넉 달째 ‘여성, 생명, 자유’를 외치는 반정부 시위가 지속되고 있다.
김현이 기자
2023-01-0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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