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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톡톡] 세계 첫 기상캐스터의 날씨 이야기

[사이언스 톡톡] 세계 첫 기상캐스터의 날씨 이야기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16-01-11 21:20
업데이트 2017-10-2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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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년 전 첫 방송 땐 연필로 그리며 설명했지

오늘 아침 출근길은 어땠나. 일기예보에서 말한 것처럼 무척 추운 날씨였지?
세계 첫 기상캐스터인 조지 카울링이 영국 지도에 기압도를 그리며 날씨를 설명하고 있다.  영국 BBC 제공
세계 첫 기상캐스터인 조지 카울링이 영국 지도에 기압도를 그리며 날씨를 설명하고 있다.

영국 BBC 제공
반갑네, 난 영국 기상청의 조지 카울링(1920~2009)일세. 세계 최초의 TV 기상캐스터라네. 요즘은 ‘기상캐스터=여성’이겠지만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기상캐스터는 대부분 남자들이었지.

1954년 1월 11일 오후 7시 55분, 내가 BBC에서 처음 날씨 방송을 했던 때야. 한국에서는 1972년 동양방송에서 처음 날씨 방송을 시작했으니까 그보다 18년 정도 빠르지. 정규 프로그램이 시작하기 직전 5분 동안 벽에 영국 지도를 붙여 놓고 연필과 지우개로 그림을 그려 가면서 다음날 날씨를 설명했었지.

요즘은 날씨 전문 채널도 있고 스마트폰 날씨 애플리케이션(앱) 같은 것도 있어서 원할 때 특정 장소의 날씨를 바로바로 알 수가 있잖아. 방송에서 일기예보를 하지 않는 것이 도리어 이상하겠지만 TV가 막 보편화되기 시작했던 당시에 5분짜리 날씨 방송은 그야말로 파격적인 프로그램이었지. 또 ‘내일은 모처럼 맑은 날씨여서 빨래 말리기 좋은 날’이라는 설명처럼 생활과 기상을 접목시킨 것도 내가 처음 시도한 거야.

이렇게 짧은 일기예보 뒤에는 엄청나게 정교하고 복잡한 과학적 분석 과정이 숨어 있다네.

‘세상 만물은 인과관계로 연결되기 때문에 초기 상태와 규칙만 알 수 있다면 미래 상태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라플라스의 악마’라는 가상의 무한 지성에 대해 들어 봤나. 이런 인과론적 과학은 20세기 들어와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 때문에 무너지게 됐지. 그렇지만 기상예보에서는 여전히 인과론적 해석이 유용하다네. 수증기와 온도, 대기의 상태, 바람 등의 정보를 정확하게 얻어 적절한 수학적 모델을 이용해 분석하면 미래의 날씨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믿음이지.

점성을 가진 유체의 운동을 표현하는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은 일기예보에 쓰이는 대표적인 유체역학 방정식인데 너무 복잡해서 슈퍼컴퓨터로 계산을 한다네. 어느 나라에서든지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가 날씨 예측에 쓰인다는 건 알고들 있을 거야.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기예보를 하기 위해서는 무수한 데이터를 제한된 시간 내에 정확히 분석해 결과를 내야 하기 때문이지.

최신 슈퍼컴퓨터를 동원해 날씨를 정확하게 예측하려 하더라도 틀리기 쉬운 게 날씨 예측이라네. 날씨에 영향을 미치는 데이터의 종류들은 수없이 많고 ‘나비효과’라는 말이 보여주는 것처럼 기상 현상에서는 아주 작은 차이가 큰 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이지. 더군다나 요즘처럼 지구온난화로 인해 국지적 기상이변이 잦아지는 상황에서 기상예보관들의 머리는 터질 지경이라네. 그렇지만 기상학자들이나 기상 관련 기관들이 날씨를 정확히 분석해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한다는 사실만은 잊지 말아 줬으면 하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16-01-12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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