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년 만에 연 ‘전승절’ 열병식 현장

북한이 20년 만에 연 ‘전승절’ 열병식 현장

입력 2013-07-27 00:00
업데이트 2013-07-2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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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복 차림 김정은, 리위안차오 中부주석과 우의 과시

북한은 정전 60주년을 맞은 27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과 평양시 군중시위를 2시간여에 걸쳐 열었다.

북한이 정전 기념일에 맞춰 대규모 열병식을 한 것은 1993년 이후 20년 만이다.

김일성광장의 주석단에는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부주석을 비롯해 각국 대표단이 자리했으며 관람석에는 북한 전역에서 평양으로 온 6·25전쟁 참전 ‘노병’들이 전쟁 시기 북한군이 입었던 군복을 복원해 맞춰 입고 행사를 지켜봤다.

◇ 김정은은 인민복, 박봉주는 노농적위군복

이날 열병식 주석단을 차지한 사람들이 입은 옷은 제각각이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평소 입었던 검은색 인민복을 입었고 바로 왼편의 리위안차오 부주석은 양복차림이었다. 김 제1위원장은 작년 4월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 기념 열병식 때처럼 이번에도 흰색의 원수 제복을 입고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실제는 ‘그만의 옷’을 입고 나온 것이다.

김 제1위원장의 오른쪽에 자리한 최룡해 군 총치국장은 행사용 군복인 흰색 예복을 입었고 박봉주 총리는 우리의 예비군에 해당하는 노농적위군 군복을 입고 등장했다.

북한 주요 인사들 사이 사이에 자리한 외국 대표단들은 각자 고유의 옷차림을 했다.

특히 이날 김 제1위원장과 리위안차오 부주석은 종종 대화하는 모습이 조선중앙TV 화면에 잡혔고, 리 부주석은 열병식과 군중시위가 끝난 뒤 주석단에서 내려와 참석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는 김 제1위원장을 바로 뒤에서 따르기도 했다.

◇ 군악대 예식으로 열병식 시작…기마부대 선두 등장

열병식은 군악대 예식으로 시작됐다. 군악대는 악기를 연주하며 대오를 변경해 ‘7·27’ ‘전승 60’ 등의 글자를 만들어 선보였다.

열병 지휘관이 장정남 인민무력부장에게 보고한 뒤 본격 시작된 열병식에는 ‘항일무장투쟁’ 시기를 재현해 백마를 탄 기마부대가 가장 먼저 등장했다. 그 뒤를 6·25전쟁에 참전했던 육·해·공군 부대와 여군들이 전쟁 당시 군복을 입고 행진했다.

보병부대의 행진이 끝나자 방공포와 다연장로켓, 자주포 등을 포함한 각종 포부대가 뒤를 이었고 낙하산 등을 착용한 군인들과 방사성 물질을 나타내는 표식이 그려진 가방을 멘 군인들이 트럭에 앉아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어 장갑차와 전차 행렬, 올해 3월 김정은 제1위원장이 훈련을 참관했던 무인타격기가 트럭에 실려 등장했고 이동식발사대 차량에 실린 스커드·노동·무수단·KN-08 등 다양한 사거리의 미사일이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KN-08 미사일은 지난해 4월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 기념 열병식에서는 얼룩무늬였지만 이번에는 다른 미사일처럼 미사일 앞부분만 붉은색으로 표시되고 나머지 부분은 회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열병식이 진행되는 동안 헬기와 항공기 여러 대가 김일성광장 위를 비행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 평양 시민들 대규모 군중시위

열병식에 이어 30여분간 계속된 평양시 군중시위는 인공기를 든 대열이 금색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대열의 가운데 놓고 행진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어 북한 주민들이 특유의 분홍색과 붉은색 꽃술을 들고 ‘만세’ 등의 구호를 소리 높이 외치며 주석단 앞을 지나갔다.

군중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북한군 군악대는 ‘김일성 장군의 노래’ ‘김정일 장군의 노래’ ‘김정은 장군 목숨으로 사수하리라’ 등을 연주하며 흥을 돋웠다.

군중시위에는 젊은 시절 흰색 군복을 입은 김일성 주석의 대형 초상화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신 그림, 김정은 제1위원장의 업적으로 상징되는 CNC(컴퓨터 수치제어) 및 장거리 로켓과 관련된 조형물 등이 등장했다.

열병식과 군중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김일성광장을 가득 메운 북한 주민들은 꽃술을 흔들면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전승 60’, ‘일당백’, ‘영광’, ‘백전백승’, ‘군민대단결’ 등의 글자를 형상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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