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9월25일 금강산관광 회담’ 제안에 응할까

北, ‘9월25일 금강산관광 회담’ 제안에 응할까

입력 2013-08-21 00:00
업데이트 2013-08-2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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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반응 가능성 커…회담 시기 수정 제안할수도

정부가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실무회담을 다음달 25일 금강산에서 열자고 제의한 데 대해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관심이다.

북한이 제의를 받아들이면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순차적으로 추진한다는 정부의 원칙을 수용하는 셈이 되지만 이번에도 정부의 제의에 긍정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무엇보다도 북한이 올해 들어 금강산관광 재개 회담을 선제적으로 잇달아 제안하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금강산관광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업’일 뿐 아니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중요한 치적이 될 원산 관광특구 개발과도 직결돼 있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에 금강산관광 재개는 원산 특구 개발과 맞물려 있어 의미가 크다”며 “북한은 남한에 어느 정도 양보하더라도 어떻게든 금강산관광을 되살리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로 돌아선 점도 북한의 양보를 끌어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정부가 비록 금강산관광 재개 회담 시점을 북한의 제안보다 한 달가량 늦췄지만 회담 자체에 동의한 것은 의미있는 태도 변화로 평가된다.

조봉현 연구위원은 “정부가 금강산관광 재개 의지를 보여준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북한은 이 기회를 놓치려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 6월 이후 남한에 대해 꾸준히 ‘대화 공세’를 벌인 점도 정부의 이번 제안을 수용할 것으로 점치게 하는 배경이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이 올해 4월까지 ‘도발 국면’이었다면 6월부터는 ‘전술적 유화 국면’이라고 볼 수 있다”며 “남한에 일정 부분 양보하면서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흐름을 이번에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정부의 제안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이산가족 상봉을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지렛대로 쓰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고심할 가능성은 있다.

남북 양측은 이산가족 상봉을 추석(9월 19일) 전후로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금강산관광 재개 회담을 다음달 25일 열면 북한은 양 사안을 연계하기 어려워진다.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선물’을 먼저 내놓고도 금강산관광 재개라는 ‘대가’를 얻지 못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2010년에도 남북 양측은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해 금강산에서 상봉 행사를 열었지만 북한은 남한의 소극적인 태도로 금강산관광 재개 회담을 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이 때문에 북한이 금강산관광 재개 회담을 늦추더라도 추석 이전에는 열자고 수정 제안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금강산관광 회담 시점을 두고 남북 양측의 밀고당기기가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금강산관광 재개 회담 시점에 집착해 회담 자체를 위험에 빠뜨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형중 소장은 “북한이 전술적 유화 국면에 들어선 만큼 이산가족 상봉 카드도 남한에 대한 ‘선의’ 표시로 먼저 내놓을 수 있다”며 “금강산관광은 어차피 하루아침에 풀릴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회담이 한 달 정도 늦춰지는 것은 북한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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