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비대위원과 동일자격으로 참석”…발언순서·자리배치 배려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의 비상대책위원 제외를 둘러싼 논란이 28일 비대위 회의에 참석하되 의결권은 행사하지 않는다는 쪽으로 다소 어정쩡하게 봉합됐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전날 이 원내대표가 빠진 비대위원 명단을 발표하자 이 원내대표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통상 지도부가 사퇴하면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은 전례가 많았고 당헌상으로도 원내대표는 당연직 최고위원인데, 최고위원회를 대체할 비대위에 이 원내대표가 포함되지 않은 것은 수긍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전북 익산 지역구에 있던 이춘석 원내 수석부대표가 급거 상경해 경위 파악에 나서는 등 한때 원내 지도부 동반사퇴론까지 나왔다.

이에 김 위원장이 이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경위를 설명하는 등 ‘달래기’에 나섰지만 이날 오전까지도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김 위원장은 오전 10시께 수유동 국립4·19묘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 원내대표 제외가 기강잡기라는 평가가 있다는 질문에 “기강잡기야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얘기하는 건데, 그런 얘기는 신경쓰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

비슷한 시각, 원내 정책조정회의를 끝낸 이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원내상황을 (비대위에) 보고하거나 배석자로서 활동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다”며 비대위원 포함 필요성을 제기했다.

민병두 의원은 YTN 라디오에 나와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에서 배제하고 비대위가 이끈다면 선거 전략의 한 축을 실제로 기능하게 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오전 11시30분께 개최된 비대위 첫 회의에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김 위원장은 “원내를 떠나서 비대위가 원내 회의를 할 수 없다”며 “이 원내대표는 다른 비대위원들과 동일자격으로 자리에 참석해서 말씀도 하고…”라며 양해를 구했다.

김 위원장은 언론 공개발언 시간 때 이 원내대표가 자기 다음에 발언하도록 하고 좌석도 바로 옆자리로 배치하는 등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김종인 비대위’가 성공해야만 우리 당이 앞으로 나갈 수 있다”며 “총선 승리를 위한 모든 활동에 원내 차원의 전폭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 지원을 약속 드린다”고 다짐했다.

그는 “헌신, 또 헌신하겠다”며 “김 위원장과 비대위원 결단에 감사하다. 이질적인 정치경험의 결합을 통해 승리의 기록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비대위 결과 브리핑에서 “법적인 의결권은 7명의 비대위원으로 한정돼 있어 비대위원을 늘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원내대표가 실질적 비대위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