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친정 못 잊었나”…주호영 “도덕성·책임성 중요”

“단 하루만에 친정이 그리워서 찾아왔나?” “한국 정치가 삼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헌정 사상 초유의 ‘보수여당 분당’으로 결별한 새누리당과 개혁보수신당(가칭) 원내지도부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각각 여당과 야당의 자격으로 만나 미묘한 신경전을 펼쳤다.

전날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신당 창당을 선언한 주호영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전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를 찾았다. 하루만에 ‘한 식구’에서 ‘주인과 손님’으로 바뀌어 마주앉은 것이다.

두 사람은 손을 맞잡으며 화기애애한 장면을 연출했으나 가시 돋친 인사말을 주고받으며 탐색전을 벌였다.

정 원내대표는 “한참 후에나 친정을 생각할 줄 알았더니 단 하루만에 친정이 그리워서 찾아왔다”면서 “반갑기는 하지만 제가 알기로는 (친정 떠난 뒤) 한 달 후에나 찾아오는 게 관례인데 역시 친정을 못잊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사정에 의해 새롭게 당이 만들어지는 순간에 있지만 우리가 언젠가는 보수 대통합의 물결 속에서 같이 만날 수도 있지 않나 하는 개인적 소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언론에서는 야당이 201석이 돼서 초거대 야당이 됐다고 하지만 그런 권력적인 측면보다는 우리가 국정에 공동 책임을 지는 의식을 강하게 가져야 한다”며 “신당과 저희가 호흡을 맞출 것은 맞추고 조정할 건 조정해서 국정이 올바르게 가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같이 수년간 당을 같이 하다가 다시 헤어지고 뵙게 되니 착잡하다”면서 “한편으로는 반갑기도 하고, 중대한 시기에 당을 따로 해야 하는 아픔을 생각하면 착잡하다”고 거듭 유감을 표시했다.

그는 특히 “한국 정치가 삼류라는 아주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가장 큰 원인이 정치인의 도덕성과 책임감 때문”이라면서 “저희는 새 당을 만들면서 책임감과 도덕성 문제를 어느 가치보다 더 앞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친박(친박근혜)계가 주축이 된 새누리당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의 책임이 크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됐다.

주 원내대표는 이밖에 “살림을 갈라서 나오는데 여러가지 정리할 게 많으니 새누리당에 요청하게 도움을 받아야 할 것도 많다”고 밝혀 탈당 결의에 동참한 비례대표 김현아 의원에 대한 출당 조치 등을 우회적으로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