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옷 100벌·가방 崔가 돈 내”…“4500만원 옷값은 뇌물”

“대통령 옷 100벌·가방 崔가 돈 내”…“4500만원 옷값은 뇌물”

송수연 기자
송수연 기자
입력 2016-12-07 22:52
업데이트 2016-12-07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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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의 두 남자’ 차은택·고영태 국조 증언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의 핵심인물인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 단장과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가 7일 국회 국정조사 특위 제2차 청문회에 나란히 증인으로 출석했다. 차 전 단장과 고 전 이사는 최순실씨의 최측근으로 최씨가 주도한 각종 사업과 인사개입 등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두 사람의 입에 관심이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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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육성 고영태에 위증 종용
최순실 육성 고영태에 위증 종용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가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제2차 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 전 단장은 이날 청문회에 참석해 최씨의 요청으로 장관 후보를 추천했고 대통령 연설문 관련 의견을 냈으며 이것이 실제로 관철됐다고 증언했다. 차 전 단장은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최씨가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느낀 것은 언제인가”라고 묻자 “2014년 최씨 요청을 받고 문화부 장관을 추천했는데 관철이 됐다”고 밝혔다.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차 감독의 외삼촌인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을 추천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차 전 단장은 “최씨가 연설문과 관련해 문화창조나 콘텐츠와 관련해 내 생각을 좀 써달라고 해서 최씨에게 써준 적 있다”면서 “그 내용 중 몇 부분이 대통령 연설에 포함돼 나왔다”고 말했다. 고 전 이사도 “최씨가 PC에 팩스와 스캔이 잘 안 된다고 해서 사무실에 들어가서 컴퓨터를 얼핏 봤는데 그것(연설문)이 있었다”고 말했다.

차씨는 ‘청와대에 몇 번 갔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의 질문에 “대통령을 뵈러 간 건 한 서너 번 된다”고 답변했다. ‘안가는 몇 번 가봤느냐’는 질문에 “안가가 뭔지 잘 모른다”면서 “창조경제추진단 회의 참석을 위해 ‘연풍문 회의’는 자주 갔다. 10여번 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독대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단 한 번도 없다”고 했다.

고 전 이사는 박 대통령의 가방 30∼40개뿐만 아니라 옷을 100벌 가까이 만들어 최씨를 통해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옷과 가방의 지불 금액에 대해 “최씨 본인 지갑에서 꺼내서 계산을 해주셨고 그래서 공적인 비용이 아니라 개인 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은 “최씨가 결국 대통령에게 최소 옷이 3000만원, 가방 1500만원 등 4500만원에 가까운 뇌물을 준 것”이라면서 의혹을 제기했다. 고 전 이사는 “그동안 고생을 많이 했는데 최씨가 막말을 한다든지 종 부리듯 해서 나중에 폭발했다”고 했다.

차 전 단장과 고 전 이사는 최씨가 비밀 아지트 등에서 국정 관련 정기회의를 열었다는 의혹에 대해 “그런 회의에 참석한 적 없다”고 했다.

두 사람은 이날 청문회에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고 전 이사는 “차은택을 최씨에게 소개해준 것은 사실”이라면서 “나중에 보니 능력이 부족한 사람을 추천해 윗분들께 죄송했다”고 답했다. 차 전 단장은 “2014년 말 최씨가 고씨의 집에서 물건과 돈을 가지고 왔고, 그 돈이 (서로) 본인의 돈이라고 주장하면서 싸움이 생겼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2016-12-0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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