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륙간 탄도미사일’ 실험 연기…”北오판 막을 것”

미 ‘대륙간 탄도미사일’ 실험 연기…”北오판 막을 것”

입력 2013-04-07 00:00
업데이트 2013-04-0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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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트맨Ⅲ 실험 내달로…대북 ‘수위조절’ 움직임 연장선

미국 국방부가 이번 주 중 실시할 예정이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Ⅲ’ 실험을 연기하기로 했다.

이는 북한이 최근 잇따른 도발 위협 속에서 ‘무수단’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북한 측 반응과 한반도 정세 변화 가능성이 주목된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실시할 예정이던 미니트맨Ⅲ 실험을 다음 달 중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AP와 AFP 통신 등이 미국 고위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연기 결정은 ICBM 실험의 의도가 북한의 ‘오판’을 초래하거나 미국이 의도적으로 위기를 키운다는 오해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한반도 위기가 더욱 고조될 수 있다는 상황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최근 전투기와 폭격기, 구축함 출격을 통해 과시했던 ‘무력시위’ 전략을 잠시 중단하기로 하는 등 일련의 대북 수위조절 움직임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고위 관리는 “이 실험은 오래전 북한과 무관하게 계획했던 것”이라며 “한반도의 긴장상황을 감안해볼 때 북한의 오판을 초래하거나 도발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는 조치들을 피하는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이어 “우리는 실험의 의도가 잘못 이해되거나 왜곡되기를 바라지 않는다”며 “일각에서 우리가 북한과의 현재 위기를 부추기려 한다고 오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ICBM 실험은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연례 한미연합훈련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북한은 최근 첨단 핵타격 작전이 최종 비준됐다고 주장하고 무수단급 미사일 2기를 동해안으로 옮겨 특정시설에 은닉하는 등 무력도발의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미 군 당국에서는 북한이 조만간 사거리 3천∼4천㎞인 무수단 미사일을 기습발사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 이번에 발사하려고 계획했던 ICBM은 미국 핵전력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미니트맨Ⅲ으로, 사거리가 무려 1만km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니트맨Ⅲ는 소련과의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따라 핵무기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과정에서 전략 무기로 개발됐으며 현재 450기가 미국 내에 분산 배치돼있다.

한편, 미국 관리들은 북한 탄도미사일의 정확한 사거리 측정을 위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미국 CBS방송이 유럽 고위 외교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북한 노동미사일을 기초로 설계된 파키스탄 탄도미사일을 정밀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소식통은 미국의 조사에 “파키스탄이 지닌 북한의 미사일 관련 경험에 대한 지식이 유용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파키스탄은 북한으로부터 노동미사일 기술을 이전받은 이후 사거리와 타격시스템에서 성능 개선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관리는 “위협이 매우 현실적으로 존재하지만, 미 당국은 우선으로는 북한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과 일본 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미국 본토 타격 능력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는 아직 이르지만 “위기가 좀 더 고조되면 상황이 매우 골치 아파질(ugly)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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