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은 찻잔세트ㆍ주칠함 선사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8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한중 관계의 발전’을 의미하는 시구(詩句)가 담긴 서예작품을 선물 받았다.박 대통령은 이날 중국 정부의 공식 영빈관인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시 주석과 특별 오찬을 함께한 뒤 서로 선물을 교환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시 주석의 선물은 중국 당나라 때 시인인 왕지환(王之渙ㆍ688∼742)이 쓴 ‘관작루에 올라(登觀雀樓)’라는 한시의 두 구절이 쓰인 서예작품과 남색 바탕에 꽃과 봉황 무늬가 그려진 전통 수공예 법랑 항아리 한 점이었다.
이 한시 두 구절은 ‘백일의산진(白日依山盡), 황하입해류(黃河入海流). 욕궁천리목(欲窮千里目), 갱상일층루(更上一層樓)’로 우리 말로 풀면 ‘하얀 햇빛 스러지는 산, 누런 강물 흘러드는 바다. 천 리 너머를 바라보려고, 누각을 한층 더 오른다’라는 의미다.
청와대는 “지난 20년간 한중 관계가 수직으로 운행하는 해의 궤도와 벌판을 수평으로 흐르는 강물처럼 장대하고도 힘차게 발전해왔고, 앞으로 양국관계를 한 차원 더 높게 발전시키려는 마음을 ‘천리를 더 내다보기 위해 한층을 더 오르려는 심정과 의지’로 표현한 것”이라는 해설을 내놓았다.
시 주석은 선물을 건네며 박 대통령에게 시의 내용을 설명했으며, 박 대통령은 “이 시의 내용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 시구가 유명해 암송하는 분들이 많다”고 화답했다고 김행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과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에게 춘천옥으로 만든 찻잔 세트와 주칠함(朱漆函)을 선물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 춘천에서 나오는 옥으로 만든 것인데 옥은 예로부터 잡귀를 쫓아낸다는 말이 있다”고 설명했고, 시 주석은 “중국에서도 옥이 그런 뜻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펑 여사에게 주칠함을 전하며 “예로부터 우리나라 궁에서 소중한 것을 담아 감사의 뜻을 표시하던 선물함이다. 귀한 사람에게 고마움을 담아 드리는 함”이라고 말했고, 펑 여사는 “함이 예쁘다. 아주 고맙다”고 답했다.
김 대변인은 “두 정상은 상호 배려와 존중의 기반 위에 격의 없이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오찬을 했다”며 “양국 정상 간 우의와 신뢰를 두텁게 하고 양국관계를 차원 높게 고양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두 정상은 한중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보다 내실화하기 위한 다양한 구상과 한반도 정세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미래협력 방안 및 동북아 역내 공동 번영을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