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아저씨들의 사랑, 제가 갚을 차례죠”

“해군아저씨들의 사랑, 제가 갚을 차례죠”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16-02-03 22:48
업데이트 2016-02-03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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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3년 7개월간 매달 성금 모아 후원…소녀 가장 권은별양 사회복지학과 합격

경남 창원 해군 군수사령부 소속 간부 450여명이 3년 7개월간 성금을 모아 가정형편이 어려운 여고생을 후원하고 그 여고생이 대학에 진학해 더 어려운 사람을 돕는 사회복지사의 꿈을 키우게 됐다. 주인공은 3일 창원 세화여고를 졸업한 권은별(18)양.

권은별(왼쪽)양이 3일 경남 창원 세화여고 졸업식에서 전영규 해군 군수사령부 주임원사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해군 제공
권은별(왼쪽)양이 3일 경남 창원 세화여고 졸업식에서 전영규 해군 군수사령부 주임원사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해군 제공
해군군수사와 권양의 인연은 2012년 7월 시작됐다. 명절과 연말연시 때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를 했던 군수사는 일회성 후원보다 대상자 1명을 선정해 장기적으로 돕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고 창원시로부터 권양을 소개받았다.

당시 중학교 3학년이던 권양은 칠순의 외할머니와 어린 동생 2명과 함께 살고 있었다. 일용직으로 생계를 책임져 온 외할머니는 거동이 불편해져 더이상 돈을 벌기 어려운 상태였다.

권양의 어려운 처지를 알게 된 군수사 간부와 군무원들은 1000원씩 자율적으로 모금해 매달 30만원가량을 권양의 후원계좌에 입금했다. 설날과 추석 같은 명절에는 정기 후원금 외에 50만원을 따로 모아 권양의 집을 직접 방문해 전달하기도 했다. 이렇게 군수사가 권양에게 보내준 후원금은 올해 2월분까지 합하면 1900만원을 넘는다.

군수사의 도움을 받아 학업에 정진한 권양은 지난달 창원 문성대 사회복지학과에 합격했다. 합격 통보를 받은 권양은 이날 고교 졸업식에 전영규(43) 주임원사를 비롯한 해군군수사 간부들을 초청했다. 전 원사는 아버지가 없는 권양의 졸업을 축하하고자 ‘일일 아버지’가 되기로 했다. 권양은 “열심히 공부해 사회복지사가 돼 해군으로부터 받은 따뜻한 사랑을 어려운 형편의 사람들에게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6-02-04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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