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중국어선을 잡아라”…서해는 전쟁중

“불법 중국어선을 잡아라”…서해는 전쟁중

입력 2012-12-05 00:00
업데이트 2012-12-05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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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해경청 불법조업 외국어선 특별 단속중국어선 쇠창살 무장, 날로 ‘흉포화’

“불법 외국 선박 검문검색 요원 배치!”

5일 오전 3시30분 전남 신안군 가거도 남서쪽 70km 해상을 항해하던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1509함에 긴급 출동을 알리는 김권남 부함장의 목소리가 다급하게 울렸다.

이른 새벽이었지만 선박에 대기 중이던 특공대원과 해상특수기동대원 16명은 곧바로 보호장구와 진압 장비를 챙겨 고속 단정에 탑승했다.

8명씩 2개조로 나뉜 특공대는 칠흑 같은 어둠과 높은 파도를 뚫고 우리 측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침범한 중국 어선을 단속하기 위해 질주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중국 어선이 알아채지 못하도록 조명등을 끈 채 빠른 속도로 이동, 진입을 시도하자 하늘에서는 조명탄이 터지면서 이들의 승선을 도왔다.

해경 특공대는 출동 20여분만에 저인망으로 멸치를 잡던 중국 어선 2척 가운데 1척을 나포했고, 이어 도주하던 어선 1척도 나포하는 데 성공했다.

나포 당시 이들 중국 어선은 양쪽에 그물을 연결해 조업하던 중이었으며 해경의 고속단정 진입을 막기 위해 쇠창살을 배 양쪽에 장착하고 있었다.

특공대는 중국 어선에 설치된 쇠창살을 피해 배 후미에서 승선을 시도했고 불과 5분여 만에 배 전체를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진압 과정에서 중국 선원들은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다. 배에는 우리 쪽 영해에서 불법으로 잡아들인 멸치 10여t이 적재돼 있었다.

1509함은 이날 새벽 중국 선적 노영호 51557호 등 2척을 나포하고 선원 34명을 불법 조업혐의로 검거했다.

나포된 중국 어선은 배 양쪽에 1~2m 간격으로 길이 1m50cm부터 2m가량의 날카로운 쇠창살을 장착하고 있었고, 삽과 쇠 파이프 등 무기로 쓸 수 있는 어구도 다수 발견됐다.

단속 현장에 출동한 해경 특공대 전치국(31) 순경은 “중국 어선이 10노트 이상 속도로 진행하고 파도가 높게 일고 쇠창살이 있어 승선에 애로가 많았다”며 “평소 훈련을 통해 만들어진 팀워크로 빠른 시간에 장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1509함 최용의(57) 함장은 “기상이 나쁜 야간에 우리 측 영해를 넘어와 불법으로 조업하는 중국 어선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단속에 대비해 쇠창살을 배에 꽂고 그물을 내려 단속을 방해하는 등 날로 지능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4~6일 서해안 일대에서 함정 40여 척과 항공기 8대, 특공대원 40명 등을 투입해 불법조업 외국어선 특별단속을 벌여 11척을 적발했다.

김수현 서해해경청장도 3009함에서 특별단속을 지휘했다. 단속과정에서 군산 해경 소속 김모(28) 순경이 쇠창살에 갈비뼈가 부러지기도 했으나 큰 마찰은 없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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