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 위협’ 백령도 불안한 주민들…경계 강화

’도발 위협’ 백령도 불안한 주민들…경계 강화

입력 2013-03-10 00:00
업데이트 2013-03-1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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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도발 위협이 이어지는 가운데 10일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긴장감이 높아졌다.

백령도는 이날 오전 쌀쌀한 날씨 속에 초속 12∼18m의 강풍이 불면서 마을 곳곳에 인적이 끊겨 스산한 분위기마저 감돌고 있다.

이 곳은 북한 장산곶으로부터 불과 17㎞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최전방지역이다. 주민들은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인근 연평도 포격 사태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

대부분 백령도 정착 후 수십년간 살아온 토착 주민들로 겉 보기에는 일상 생활에 큰 변화가 없다.

어민들은 이달부터 통발 어업과 까나리 조업이 본격 시작됨에 따라 어구와 어선 손질에 분주한 모습이다. 농민들은 면사무소와 농협에서 거름을 타거나 밭에 나가 일을 하고 있다.

매서운 한파가 물러가고 군 부대와 백령병원 등의 공사가 재개되면서 작업 근로자들도 속속 입도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계속된 위협에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북한이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과 11일부터 시작되는 키리졸브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 남북 불가침 합의 폐기를 선언했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관련 속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백령도 주민 홍남곤(46)씨는 “나이 많은 노인과 새로 정착한 지 얼마 안된 주민을 중심으로 긴장이 형성되고 있다”며 “외부에서 섬 상황이 괜찮은지 전화로 물어오는 경우도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주민 김길남(46)씨는 “남북관계가 얼어 붙으면 백령도 생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국제공조와 적절한 대응으로 하루빨리 긴장 상태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해병대를 비롯한 군 부대는 경계태세를 강화했다.

휴가 장병들은 부대로 복귀했고 해안초소와 경계 철조망, 진지에서는 철통 경계근무를 하고 있다.

군·경찰과 함께 8일부터 비상근무와 대기에 들어간 백령면사무소 직원들도 휴일임에도 출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연평도 포격을 계기로 새로 지은 대피소 26곳을 개방, 언제라도 주민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사전 점검을 마친 상태다.

마을에 퍼진 방송망을 통해 하루 1~2차례 긴급상황 발생 시 대피소에 들어갈 수 있으니 주민들은 준비하고 있으라는 방송도 내보내고 있다.

면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특이 동향은 없지만 군 부대에서 대피 지시가 내려오면 신속하게 주민들을 대피소로 안내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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