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도시화 영향…9월 평균기온 100년 동안 2도 올라
지구 온난화와 도시화의 영향으로 30년 사이 서울의 가을 시작일이 일주일 늦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기상청은 1971∼2010년 서울의 계절 시작일을 분석한 결과 2000년대 서울의 가을 시작일은 1970년대에 비해 7일 늦은 9월26일로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가을 시작일은 일 평균기온이 20도 미만으로 유지되는 첫날을 말한다. 일 평균기온이 5도 미만으로 유지는 첫날은 가을의 끝, 즉 겨울의 시작을 의미한다.
1970년대에는 9월 18일이었던 서울의 가을 시작일이 1980년대에는 9월 21일, 1990년대 9월 22일 등으로 점차 늦어져 2000년대 들어서는 9월26일이 됐다.
가을이 늦게 시작되고 여름이 길어지면서 서울의 9월 평균기온은 꾸준히 높아져 100년 동안 2.0도 올랐다.
서울의 9월 평균기온은 1910년대 19.7도, 1920년대 19.9도, 1930년대 20.1도, 1940년대 20.3도, 1950년대 20.2도, 1960년대 20.7도, 1970년대 20.5도, 1980년대 20.6도, 1990년대 21.3도, 2000년대 21.7도로 기록됐다.
서울의 9월 평균 최저기온도 1910년대 15.1도에서 2000년대 17.9도로 2.8도 상승했다.
이은정 기상청 기후예측과 연구관은 “빙하기와 간빙기 사이 수천년 동안 전 지구적으로 5∼6도 가량 올랐는데도 생태계가 바뀌고 일부 생물은 멸종했다”며 “서울 평균 기온이라 전 지구적인 것은 아니지만 100년간 2도가 오른 것은 기존에 없던 상승 속도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서울의 가을 시작일이 늦어지는 이유는 산업화·도시화로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와 수증기 등이 대기 중에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는 지구온난화의 유력한 원인이기도 하다.
기상청은 대기 속 수증기가 뿜어내는 열 때문에 밤사이 기온이 쉽게 떨어지지 않아 최저기온이 오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현경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대기 중의 구름과 수증기의 양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 어려워 불확실성이 크지만 기후변화가 일어날 때 특히 최저기온의 증가 폭이 크다”며 “9월이 되면 가을이라고 느끼지만 여름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가을이 늦게 오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