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금강 물고기폐사는 4대강사업 때문”

“지난해 10월 금강 물고기폐사는 4대강사업 때문”

입력 2013-10-21 00:00
업데이트 2013-10-2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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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민관합동조사단 “환경 변화·용존산소 부족”

지난해 10월 충남 부여 백제보 일원 금강에서 물고기가 집단 폐사한 것은 4대강 사업에 따른 서식환경 변화와 용존산소 부족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충남도 금강물고기 집단폐사 민관 합동조사단(이하 조사단)은 21일 “물고기 폐사 양상을 종합한 결과 용존산소 결핍에 의한 물고기 폐사의 대표적인 징표가 관찰됐고 다른 원인에 따른 물고기 폐사 특징과 들어맞는 징후는 관찰되지 않았다”며 “4대강(금강)사업에 의한 서식환경 변화와 유기물의 퇴적, 퇴적된 유기물의 분해에 따른 용존산소의 급감으로 폐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전문가와 환경단체, 공무원 등 9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폐사가 시작된 곳은 4대강(금강) 사업 이후 유속이 변화하면서 유기물 퇴적이 많고 부영양화에 따른 조류 번식 등의 영향도 많은 지역”이라며 “백제보와 백제보 상류 7㎞ 구간에 대한 퇴적물 분석결과 유기성분이 이 지역에서부터 늘어났고 집단폐사 당시에는 퇴적된 유기물의 분해로 이곳에서 용존산소가 급감해 용존산소의 부족이 초래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고기 폐사가 시작된 직후 사체를 수거하는 일에만 집중하고 사체가 떠내려가는 것을 차단하는 등의 초동대응이 충분하지 않아 백제보 하류로 대량의 물고기 사체가 떠내려갔다”며 “물고기 사체가 유기오염물로 부패하면서 저층의 산소를 고갈시켰고 이 때문에 폐사가 지속됐다”고 추정했다.

조사단은 “사고내용을 지역주민에게 알려 2차적인 안전사고 발생을 차단할 조처가 필요했으나 이뤄지지 않았고, 환경부 수질오염사고 예방·방제 매뉴얼에는 1천마리 이상의 물고기 폐사는 대형사고로 분류되는 데 당시 적합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며 “국립환경과학원 어류폐사 조사지침서에 따른 신속하고 정확한 원인규명을 위한 현장조사와 증거 수집이 안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4대강 사업으로 여울이 없어지고 흐름이 막힌 금강에서 이와 유사한 수질오염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한 뒤 “대형보 시설로 인한 유속 감소와 서식환경 변화의 영향을 줄이고 유기오염물질의 퇴적을 줄일 수 있도록 수문을 개방하는 등 합리적인 보 운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백제보 인근에서 폐사한 물고기는 약 30만 마리로 추산되며 폐사 초기의 어종은 대부분 누치의 성체이고, 후기에는 20종이 넘는 어종으로 확대됐다. 당시 환경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충남도수산관리소는 독극물과 어병에 따른 폐사는 아닌 것으로 판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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