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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나 돈받고 집에서 훔치고’…보이스피싱 진화

‘직접 만나 돈받고 집에서 훔치고’…보이스피싱 진화

입력 2016-01-19 09:26
업데이트 2016-01-19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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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어릴수록 보이스피싱에 자주 노출…여성 피해자가 70%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수법이 피해자를 직접 만나 돈을 가로채거나, 집안에 보관된 현금을 훔쳐가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경찰청은 19일 이러한 ‘대면편취형’과 ‘절도형’ 보이스피싱 피해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올해도 비슷한 수법의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했다.

대면편취형은 지난해 상반기 23건이었지만 하반기에 147건으로 6배 이상 급증했고, 절도형도 상반기 32건에서 하반기 94건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대면편취형과 절도형 보이스피싱의 경우 피해액이 수천만원 이상이어서 더욱 심각하다고 경찰은 진단했다.

지난해 9월24일에는 검찰 직원을 사칭한 범인이 이모(26·여)씨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의 계좌가 대포통장으로 이용됐다. 돈을 찾아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맡기면 안전하다”고 속이고서 피해자 이씨와 직접 만나 은행에서 인출한 1억 900만원을 가로챈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피해자 이씨를 만난 범인은 가짜 금감원 사원증을 차고서 위조한 계좌추적 자료까지 보여주며 피해자를 안심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같은 해 10월에는 서울청 사이버수사대 직원을 사칭해 “보이스피싱에 당하지 않으려면 통장에 있는 돈을 모두 빼내 냉장고에 넣어두라”고 전화를 걸어 피해자를 속인 뒤 피해자의 집에 침입, 냉장고에서 9천만원을 훔치는 사건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대포통장 확보가 어려워진데다, 금융권에서 100만원 이상 이체를 하면 30분간 인출이 지연되도록 하는 지연인출제를 도입해 대면편취형과 절도형으로 수법이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 사례를 분석한 결과 전통적인 ‘계좌이체형’이 72%로 여전히 가장 많았다.

피해자 연령별로는 20대 32.1%, 30대 24.5%, 40대 14.9%, 50대 12.5%, 60대 8.8%, 70대 7.1% 등으로 나이가 어릴수록 더 많이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사회 경험이 적고 인터넷 뱅킹에 익숙한 젊은 층에 범행이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피해자 성별로는 여성이 70.1%, 남성이 29.9%였다.

이와 함께 경찰은 지난해 보이스피싱 수사 강화로 1만 1천534건에 1만 6천180명(구속 1천733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4년에 비해 검거 인원은 160%, 구속 인원은 441% 증가한 것이다.

피해 건수는 지난해 3월 1천2건에서 12월 291건으로 줄었다.

특히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보이스피싱을 벌인 경우 조직폭력 범죄로 간주해 처벌한다는 방침에 따라 4건에 76명을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죄를 적용해 붙잡았다.

중국과 동남아 국가와의 공조 수사도 확대돼 5개국에서 16건에 96명을 검거하고, 58명을 강제송환해 전원 구속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올해도 ▲ 국제공조수사 강화 ▲ 전략적 홍보 강화 ▲ 금융·통신제도 개선 ▲ 지방청 지능수사대 중심의 강력한 단속 전개 등으로 보이스피싱 근절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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