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오후 이란 테헤란 메라바드공항에 도착한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식 히잡(이슬람 전통 스카프)인 ‘루사리’를 착용하고 전용기에서 내려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이란은 외국인 여성에게까지 히잡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박 대통령은 현지 문화 존중 차원에서 방문 기간 동안 히잡을 착용하기로 했다. 테헤란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을 국빈 방문 중인 가운데 박 대통령의 ‘히잡’ 착용을 두고 국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히잡은 이슬람 여성들이 머리와 목 등을 가리기 위해 쓰는 가리개의 일종으로, 이슬람 문화권의 전통 의상으로 자리 잡았지만 이슬람 국가의 여성 운동 단체는 물론 프랑스 등 유럽 국가에서는 “여성 인권을 탄압하는 도구”라며 반발 움직임도 거세다.
히잡에 대한 찬반 논란은 이란을 방문한 박 대통령이 체류 기간 동안 히잡을 착용하기로 하고, 실제 히잡을 착용한 모습이 국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국내에서도 점화됐다.
2일 인터넷 대형 커뮤니티와 페이스북 등에는 박 대통령의 히잡 착용 사진과 함께 “여성 대통령이 여성을 억압하는 도구를 흔쾌히 착용했다”, “생각도 없고 자존심도 없는 대통령” 등 비난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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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특히 해당 게시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를 방문하면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세계 여성 지도자 및 정치인의 사진도 함께 담겨 박 대통령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게시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방문한 미셸 오바마 미국 대통령 영부인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민 국무장관 등의 사진도 함께 게시됐는데, 이들은 모두 히잡 등 현지 전통 복장을 갖추지 않은 모습이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히잡은 현지 전통 복장일 뿐이며, 해당 국가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이라며 미셸 오바마가 인도네시아 방문 시 히잡을 쓴 사진 등을 올리며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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