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폭행에 70대 여성 ’날벼락’
25일 오후 5시 15분께 부산 동래구 충렬대로 불이빌딩 앞 인도에서 김모(52)씨가 가로수를 지지하는 각목을 뽑아 정모(78) 할머니에게 각목을 휘둘러 부상을 입혔다. 2016.5.2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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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52)씨는 이날 오후 부산 동래구 명륜동의 한 증권사 앞 인도에서 갑자기 길이 1m, 지름 10㎝의 가로수를 지지하는 각목을 뽑아 마주오던 정모(78)씨의 머리를 향해 야구 배트를 휘두르듯 가격했다.
이어 김씨는 20m를 이동한 뒤 우연히 옆을 지나가던 서모(22·여)씨의 머리를 각목으로 강타했다.
김씨는 쓰러진 여성을 무자비하게 수차례 더 각목으로 때렸다.
김씨는 인도와 건널목에서 만난 남성은 폭행하지 않고 유독 여성만 골라 각목을 휘두른 뒤 고함을 지르며 흥분했다.
2000년부터 정신장애 3급 판정을 받고 기초생활수급자가 된 김씨는 매월 생계·주거급여 50여만원을 받아오다가 정신장애 관련 병원진단서를 안 내 정신장애 판정을 갱신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김씨는 생계급여(40여만원)·장애수당(3만원) 대상자에서 제외돼 지난해 7월부터 월 11만원의 주거급여만 받아오면서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시기를 전후해 김씨의 범죄도 이어졌다.
지난해 김씨는 상해사건 2건, 폭행 1건, 재물손괴 1건 등으로 경찰에 입건됐다.
이달 21일에는 주차된 차량을 부수고, 23일 동네 슈퍼에서 바나나, 빵, 사과 등 생필품을 훔쳐 경찰에 붙잡힌 바 있다.
당시 김씨는 “기초생활수급에서 탈락해 배가 고파서 바나나를 훔쳤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김씨가 생계급여 탈락으로 인한 생활의 어려움과 분노를 자신보다 약한 여성에게 각목 폭행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분풀이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가족 없이 홀로 살아온 김씨는 그동안 구청에 대해서는 별다른 불만을 나타내지 않았고 홀로 집에서 고함을 지르는 등 난동을 부려 경찰에 여러 번 신고됐다.
동래경찰서 관계자는 “김씨가 ‘주거급여 11만원을 지급했다는 구청 입장과 달리 지난해부터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진술했다”며 “김씨가 구체적인 범행동기를 말하지 않지만 생활비가 끊기자 신체적으로 약한 여성에게 분노를 표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