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5도 새까맣게 뒤덮은 중국어선 왜 단속 못 하나

서해5도 새까맣게 뒤덮은 중국어선 왜 단속 못 하나

입력 2016-06-06 10:59
업데이트 2016-06-0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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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도발 빌미 줄까봐 NLL 해역 주변 전면적 나포작전 어려워…단속 나서면 불법 조업 어선들 NLL 북쪽으로 넘어 도주

서해5도 해역에서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이 10년 넘게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급기야 5일에는 참다못한 연평도 어민들이 직접 중국어선 2척을 나포해 해경에 인계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많은 국민은 우리 해역을 제집 안방처럼 드나드는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행태에 분노하며 당국에 더욱 강력한 대응을 주문한다.

해양경비안전본부는 3월 서해5도 해역에 경비함정을 3척에서 6척으로 늘리고 해상특수기동대를 추가 배치하며 불법조업을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중국어선 불법조업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중국어선은 마치 해상의 만리장성인 양 서해5도 코앞에 거대한 선단을 이루고 불법조업을 한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역에서는 4월부터 중국어선이 증가해 일일 평균 어선 수는 216척에 달한다.

연평도 북방해역이 141척으로 가장 많고 소청도와 백령도 북방해역에도 각각 43척, 32척이 조업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어선의 대부분은 서해5도에서 비교적 거리가 가까운 랴오닝성 동북 3항(다롄·동강·단둥) 선적의 10∼60t급 중소형 목선이다. 일부는 북한에 입어료를 내고 어업허가를 받는다.

이들 중국어선은 백령·대청·연평도 해역에 꽃게 어장이 형성되는 4∼6월, 9∼11월 매년 6개월간 집중적으로 NLL 주변 수역에 나타나 꽃게·범게·조개류·까나리 등을 싹쓸이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해군과 해경이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을 원천적으로 막지 못하는 것은 남북 군사적 충돌 위험성이 큰 NLL 해역의 특수성 때문이다.

1999년과 2002년 1·2차 연평해전도 모두 꽃게잡이 조업과 관련해 교전이 촉발됐을 정도로 NLL 해역은 화약고나 다름없는 곳이다.

해군과 해경이 대대적인 나포작전을 벌이다가 자칫 NLL을 조금이라도 넘어가면 북한에 도발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육상의 군사분계선(MDL)·비무장지대(DMZ)와 같은 성격의 서해 NLL 해역은 해경 단독으로 나포작전을 할 수 없는 곳으로 반드시 해군 지원을 받아야 한다.

NLL 해역에서는 해경 항공기·헬기 투입이 허용되지 않아 입체적 단속이 어렵고 북한 해안포 사격권에 늘 노출돼 있어 단속에 제약이 많다.

중국어선은 이런 남북대치 상황을 교묘히 악용하며 불법조업을 일삼고 있다.

연평도는 NLL까지 거리가 1.4∼2.5km에 불과하다 보니 중국어선들은 해경의 나포작전이 시작되고 나서 3∼30분이면 NLL 북측 북한 해역으로 도주해 버린다.

해경이 해군 지원 아래 나포작전을 시작해도 중국어선이 NLL 북측 해역으로 도주하면 더는 추격할 수 없다.

때로는 중국어선이 나포작전 중인 해경 특공대원을 태운 채로 북측 해역으로 달아나려고 시도하는 등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해경본부 관계자는 “NLL 해역에서 나포작전을 수행할 땐 북한 경비함정과 해안포의 동향도 파악하고 나서 해군 함정과 합동단속을 해야 하는 등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며 “주로 나포까지는 아니어도 NLL 북측으로 쫓아내는 방식으로 우리 어족자원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해경본부는 올해 들어 5월까지 연평도에서 18척, 대청도에서 13척, 백령도에서 1척 등 서해5도 해역에서 25척의 중국어선을 나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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