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향욱-경향신문 기자 대화 녹취록 일부 공개

나향욱-경향신문 기자 대화 녹취록 일부 공개

입력 2016-07-20 01:14
업데이트 2016-07-20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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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직원이 녹음한 내용

‘민중은 개·돼지’ 발언으로 19일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로부터 파면 결정을 받은 나향욱 교육부 전 정책기획관과 경향신문 기자들과의 대화 내용 일부가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다.

이 녹취록은 문제의 발언이 나온 당시 저녁 식사 자리에서 경향 기자들이 나 전 기획관에게 ‘민중은 개·돼지’ 발언 등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며 휴대전화 녹음기능을 틀자, 동석한 교육부 대변인실 관계자가 동시에 녹음한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경향신문 송현숙 부장은 “개인적인 생각이어도 그런 생각을 가진 분이 고위 공직에 계시는 것이 저희는 상당히 유감스럽다”고 말하고, 이에 나 전 기획관은 “그런식으로 생각하실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안했습니다”라고 답한다.

‘민중은 개돼지’ 등 문제의 발언에 대해서도 나 전 기획관은 개인적 생각이었다면서 “거기(영화 ‘내부자들’을 지칭)에 그 어떤 언론인이 이야기한 내용이잖아요? 그러니까 그걸 그냥 제가 인용한 거에요”라고 해명한다.

이 녹취록은 약 5분 분량으로, 식사 자리가 파하기 전 후반부 대화 내용을 담은 것이다. 교육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나 전 기획관에 대한 교육부 감사관실 자체 조사 때 이 녹취 파일을 제출한 것으로전해졌다.

지난 7일 서울 강북의 한 식당에서 있었던 이 모임에는 경향 송현숙 부장과 장은교 기자, 교육부 나 전 기획관과 이승복 대변인, 홍보담당관 등 5명이 참석했다. 송 부장과 나 전 기획관, 이승복 대변인은 같은 대학 선후배 사이이며, 송부장이 새로 부임함에 따라 마련된 자리로 알려졌다.

경향신문은 나 전 기획관의 발언 내용을 처음 전한 9일자 기사에서 “경향 기자들과 기획관은 이날처음 만나는 상견례 자리였으며, 발언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수차례 해명의 기회를 주었으나 나 기획관은 처음의 발언을 거두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녹취록 전문.

대변인 :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생각하시고

송현숙 부장(이하 송) : 개인적인 생각이어도 그런 생각을 가진 분이 고위 공직에 계시는 것이 저희는 상당히 유감스럽구요

대변인 : 저기 부장님, 저기 그래도.... 아까도 제가 계속 말씀드리지만... 또 저하고 부장님과의 관계....

송 : 누구와의 관계?

대변인 : 저하고 부장님과의 관계... 또 그런 부분에서 그... 또 이렇게 이런 자리를 했는데 너무 또 좀 이렇게 하는 거는 제가 너무 죄송스럽고 그래서 이거는. 정말 순수하게 아까 그 뒤에 부분은 그... 개인적인 이야기로 하시고 그렇게 정리를 하시는 것으로

송 : 개인적인 이야기가... 만약에 공직자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 별 문 제가 없다고 생각하세요, 대변인은?

대변인 : 아니, 그거는 이제 표현의 부분인데

송 : 제가 누군지 알고 계신 상태에서 지금 얘기를 하셨는데

대변인 : 아니, 표현의 부분인데

송 : 저를 뭐 너무 가볍게 생각하셨든지, 뭐 어떻게 그랬을 수 있지만

대변인 : 아니, 전혀 그런 건 아닙니다.

나향욱 기획관(이하 나) : 아니에요, 그런 거 아니고

송 : 별로... 그런 거 아니고... 별로 그 문제에 문제의식을 별로 못 느끼시죠, 지금? 예?

나 : 아니, 그러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할 줄은 진짜 몰랐어요. 그러니까 어떻게 공직자로서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느냐, 뭐 공,사를, 공사까지 떠나서라도 어떻게 공직자로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고위공직을 하고 있느냐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시는 거 아닙니까, 지금? 근데 솔직히,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그렇게 생각하실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안했어요. 꿈에도 생각 안했구요.

송 : 제가 그러면 동조할 거라고 생각하셨나요?

나 : 아니,아니,아니 그게 아니고, 그런 식으로 생각하실 거라고는 생각 안했다는 거죠

송 : 그럼 어떻게 생각하실 거라고 생각하고 (웃으면서) 저한테 그런 얘기를... 편안히 얘기를 하셨나요?

나 : 아니 아니 그러니까 그 개, 돼지… 개,돼지라는 얘기는 왜 나왔냐 하면, 그 뭐이냐 베테랑인가 그 영화 있잖아요?

송 : 예, 내부고발... 거 뭐지? 내부자들

나 : 거기에 그 어떤 언론인이 이야기한 내용이잖아요?

송 : 네

나 : 그러니까 그거를 그냥 그냥 제가 그냥 인용한 거에요.

송 : 인용을 어떻게 그런 방식으로 인용하세요, 그러니까

나 : 그러니까 그거를 왜 그러니까 공직자로서 이야기한 게 아니고, 공직자로서 이야기한 게 아니고

송 : 아니 개인이어도

나 : 아니 그러니까

송 : 제가 지금 경향신문 정책사회부장으로서 지금 여기에 와 있습니다. 저를 어떻게 보길래… 그렇게 얘기를 하셨냐구요?

나 :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 그렇.. 그렇다면 제가 경향신문에 그 부장으로 계시는 거를 제가 잠깐 망각하고, 잠깐 망각하고 그냥 이렇게 편하게 대했다고 그렇게 생각해 주십시오. 죄송합니다. 송 : 그게 본인의 생각이시란 거죠? 개인적인 생각?

나 : 그렇죠

송 : 알겠습니다.

나 : 그런 거였어요, 네.

송 : 몇 시 차시라구요?

(다같이) 10시

송 : 가셔야겠네

홍보담당관 : 부장님 감사합니다. 얼굴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진짜 부장님 뵙고 싶어가. 나 : 저도 한 잔 주십시오. 그래서 그런 거예요.

송 : 진짜 어이가 없네요. 영화 대사 말처럼

홍보담당관 : 부장님 감사합니다.

(건배)

송 : 본인의 생각은 변하지 않으셨다는 거죠?

나 : 그건 다음에 만나서

송 : 다음에 얘기해 주세요

홍보담당관: 한 달 후에

송 : 은교씨한테 전해주셔도 됩니다. 저는 시간이 없습니다.

나: 네 알겠습니다.

장은교 기자: 다음에 왜 만나요?

송 : 그러게 허

대변인: 아유 그럴수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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