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훼손 6살 딸’ 친모 대성통곡 “믿을 수가 없다”

‘시신훼손 6살 딸’ 친모 대성통곡 “믿을 수가 없다”

입력 2016-10-04 11:36
업데이트 2016-10-0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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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대신 전한 딸 잃은 친모의 애끓는 심정

2년 전 어린 딸을 이웃사촌에 입양시킨 친모 A(37)씨는 지난 2일 오후 스마트폰에 뜬 딸 B(6)양의 사망 기사를 보고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축제장에서 실종됐다던 딸을 직접 찾기 위해 인천으로 향하던 고속버스 안에서 본 기사였다.

2014년 B양을 입양한 양모 C(30)씨는 1일 오후 “언니. 인천 소래포구 축제장에서 00이(딸)를 잃어버렸어”라며 친모 A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A씨는 놀란 마음에 울며불며 옛 직장동료이자 친구인 D(37·여)씨에게 도움을 청했다.

D씨는 양모로부터 친구가 전해 들은 실종 당시 B양의 옷차림을 구체적으로 적어 인터넷 카페와 페이스북 등지에 ‘실종된 아이를 찾아달라’는 글을 올렸다.

‘검은색 트레이닝복 바지에 가운데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회색 티에 별무늬가 그려진 검은색 운동화. 머리는 하나로 묶었음. 애타게 찾고 있습니다.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데 혼자 얼마나 무서울지 상상도 하기 힘들어요’

친모의 친구가 쓴 글이지만 딸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는 A씨의 심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하지만 실종됐다던 딸의 소식은 스마트폰을 통해 날아왔다.

‘6살 딸 살해 뒤 불태워 묻은 혐의로 양부모 긴급체포’

A씨는 딸이 학대를 당하다가 사망했고 시신이 훼손됐다는 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뉴스를 보고서도 한동안 끔찍한 현실을 믿지 못했다.

A씨의 친구 D씨는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처음에 ‘딸이 축제장에서 실종됐다’는 이야기를 들은 친구는 양부모가 아이를 잃어버린 줄로만 굳게 믿었다”고 전했다.

그는 “친구가 뉴스를 본 이후에도 계속 울면서 ‘못 믿겠다. 믿을 수가 없다’고 했다”며 “자기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 믿질 못하겠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양모 C씨는 남편(47), 동거인(19·여)과 함께 지난달 28일 오후 11시께 경기도 포천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벌을 준다’며 B양의 온몸을 투명테이프로 묶고 17시간 방치해 다음 날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B양이 숨지자 30일 오후 11시께 포천의 한 야산에서 시신을 불로 태워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양부모는 B양이 말을 잘 듣지 않고 식탐이 많다는 이유로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D씨는 “처음부터 입양을 시키려고 했던 건 아니고 잠깐 맡겼는데 아이가 친구보다 그쪽 부모를 더 따르고 그쪽에서도 예뻐했다고 하더라”며 “너무 힘든 상황에서 자기보다 아이한테 더 많은 걸 해줄 수 있는 사람들 같아 보냈다고 들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소래포구 축제장에서 딸을 잃어버렸다”는 거짓말에 이미 세상을 떠난 딸을 찾아 헤맸던 A씨는 3일 오후 늦게 딸이 살던 경기도 포천의 한 아파트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의 친모는 사건과 관련이 없어 참고인 신분으로도 조사하지 않았다”며 “조사의 필요성이 있으면 소환하겠지만 현재까지는 그럴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아동학대치사 및 사체손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양부모와 동거인의 구속 여부는 4일 오후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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