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명품부터 생활용품까지…‘쇼핑계의 먹방’ 하울 영상 인기

명품부터 생활용품까지…‘쇼핑계의 먹방’ 하울 영상 인기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1-29 10:51
업데이트 2018-01-29 10:5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명품·화장품부터 이마트·다이소 하울 동영상까지 등장

“여러분 제가 파리에서 쇼핑 하울을 들고 왔어요. 다 합쳐서 얼마인지 계산은 제대로 해보지 않았는데 한 1천400만원? 1천500만원 정도 될 거 같아요. (중략) 돈 자랑하는 거 아니냐고 하는 댓글도 있던데 전 산 제품을 자랑하는거예요. 대리 만족도 되고 힐링도 되잖아요. 예쁜 건 같이 봐야 하잖아요.”

정갈하게 포장된 쇼핑백을 비추며 선물상자를 꺼내고 상자를 열어 속 포장지를 조심스럽게 뜯는 장면을 보여준다. 물건을 클로즈업한 뒤 가격, 상품의 특징을 소개한다. 조회수가 160만회에 이르는 패션 유튜버 ‘한별’의 ‘명품 하울’ 유튜브 동영상 내용의 일부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하지만 하울 시청은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자주 동영상을 보는 젊은층 사이에서 하나의 유행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끌어당기다’는 뜻의 하울(haul)은 매장에서 쓸어담듯이 사들인 많은 양의 제품 개봉 과정을 보여주는 일종의 언박싱(unboxing) 영상을 말한다.

인스타그램에서 ‘#언박싱’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은 3천개가 넘는다. 하울이 전 세계적인 트렌드라 ‘#unboxing’ 영어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은 약 55만건에 이른다.

하울 영상은 명품 쇼핑기를 보여주는 ‘명품 하울’부터 수십 가지의 화장품을 보여주는 ‘화장품 하울’, 생활용품 판매업체 다이소에서 산 물품을 보여주는 ‘다이소 하울’까지 매우 다양하다.

29일 인공지능(AI) 기반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에 따르면 ‘다이소 하울’ 유튜브 조회수는 2015년 60만건 정도였으나 2016년 2천27만건으로 급증했고 2017년에는 2천33만건까지 늘었다.

대형마트인 이마트에서 산 제품을 보여주는 ‘이마트 하울’ 유튜브 조회수는 2015년 123만건에서 2017년 3천203만건으로 폭증했다.

최근 뷰티 유튜버 레나가 800만원, 1천500만원어치 명품을 구매한 뒤 이를 인증한 영상의 조회수는 각각 260만회, 220만회를 넘기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울의 인기 원인은 ‘먹방’을 보는 이유와 비슷하다.

수십인분 또는 수십만원 어치의 음식을 한자리에서 먹어치우는 영상에 빠져드는 것처럼 자신이 사지 않은 물건을 대신 사는 것을 보며 쾌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다음소프트 최재원 이사는 “하울 영상은 사람들의 대리만족과 개봉 과정에서의 설렘을 함께 공유하기 위해 제작된 ‘탐닉물’”이라며 “소비욕과 과시욕을 어떠한 방식으로든 충족시키고 싶어하는 사회상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울 영상이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는 일종의 ‘킬링타임’ 콘텐츠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크게 엇갈린다.

트위터리안 ‘wang34p’는 “볼 때마다 내가 산 듯 행복함”이라며 만족해했다. ‘jh_hs_cantlose’도 “명품에 그렇게 관심 가지고 사는 사람도 아닌데 너무 재미있다”고 즐거워했다.

이와 달리 직장인 정모(31)씨는 “대리만족이라는 건 알겠지만 정주행(관련 동영상을 순서대로 챙겨보는 것)하면 상대적 박탈감만 커지는 느낌이 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