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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패·인간띠에 탑승 막힌 전장연…오늘 시위 재개

방패·인간띠에 탑승 막힌 전장연…오늘 시위 재개

김민지 기자
김민지 기자
입력 2023-01-03 06:29
업데이트 2023-01-03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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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전장연, 13시간 대치 종료
3일 오전 10시 30분 삼각지역서 시위 재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는 가운데 경찰이 배치돼 있다. 2023.1.2  연합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는 가운데 경찰이 배치돼 있다. 2023.1.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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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기자회견 중 새해 인사를 하기 위해 바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전장연 회원들은 서울교통공사 측의 시위 중단과 퇴거 요구에 의해 지하철 탑승에 실패했다. 2023.1.2  홍윤기 기자
2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기자회견 중 새해 인사를 하기 위해 바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전장연 회원들은 서울교통공사 측의 시위 중단과 퇴거 요구에 의해 지하철 탑승에 실패했다. 2023.1.2
홍윤기 기자
새해 첫 출근길인 2일부터 지하철 탑승 시위에 나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이를 막아선 서울교통공사 및 경찰간의 대치가 13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오전 9시 10분부터 지하철 탑승을 시도했다. 이들은 열차 운행을 5분 초과해 지연시키는 선전전을 금지한 법원 강제조정안을 수용해 지연을 유발하지 않는 선에서 지하철 선전전을 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은 서울교통공사가 전장연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엘리베이터 설치’(공사)와 ‘시위 중단’(전장연)을 골자로 한 강제조정을 결정했다. 그러면서 법원은 전장연에 열차 운행을 5분 넘게 지연시키는 시위를 하지 않고 이를 위반하면 1회당 500만원을 공사에 지급하도록 했다.

전장연은 조정안을 수용했지만, 공사는 불법시위로 인한 이용객 불편, 공사가 입은 피해 등 다양한 여건을 고려해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13시간 대치…4호선 13대 무정차 통과
서울교통공사와 경찰은 전장연에 퇴거를 요청하며 탑승을 저지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법원 조정안을 수용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구기정 삼각지역 역장은 “역사 시설에서 고성방가 등 소란 피우는 행위, 광고물 배포 행위, 연설 행위, 철도 종사자의 직무상 지시를 따르지 않거나 방해하는 행위는 철도안전법에서 금지하고 있다”며 퇴거를 요청했다.

전장연 관계자들은 열차가 도착할 때마다 “장애인도 지하철에 타고 싶다”며 탑승을 시도했다. 공사와 경찰은 출입문마다 인력을 배치해 휠체어에 탄 활동가들을 방패 등으로 막았다.

양측이 극심하게 대치하면서 퇴근길 열차를 비롯해 지하철 4호선 13대가 무더기로 삼각지역을 무정차 통과했다. 오후 3시 2분 1대를 시작으로 퇴근 시간대인 오후 8시 51분부터 9시 8분까지 5대, 오후 9시 13분부터 오후 9시 43분까지 7대가 삼각지역에서 멈추지 않고 운행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는 가운데 경찰이 배치돼 있다. 2023.1.2 연합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는 가운데 경찰이 배치돼 있다. 2023.1.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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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전장연 회원들은 서울교통공사 측의 시위 중단과 퇴거 요구에 의해 지하철 탑승에 실패했다. 2023.1.2 홍윤기 기자
2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전장연 회원들은 서울교통공사 측의 시위 중단과 퇴거 요구에 의해 지하철 탑승에 실패했다. 2023.1.2 홍윤기 기자
전장연은 당초 지하철 역사 안에서 ‘유숙’하며 1박2일 농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오후 9시 40분 추모제를 연 후 이날 시위를 일단 마치기로 하면서 대치를 매듭지을 수 있었다.

박 대표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2023년도 새해도 우리에게 고난의 길이 열린 거 같다”고 눈물을 보인 뒤 “그래도 우리는 포기하지 말고 장애인들의 권리를 위해서 함께 투쟁했으면 좋겠다”고 독려했다.

전장연은 오는 3일 오전 10시 30분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시위를 재개할 계획이다.

● “2년째 시위…시민들 아침일상 돌려드릴 것”
공사가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를 실력으로 본격 저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공사는 전장연에 대한 형사고소와 민사소송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2021년 1월부터 현재까지 약 2년간 전장연이 총 82차례 진행한 지하철 내 시위가 그 대상이다. 앞서 강제조정 결정이 난 민사소송 대상은 2020년 7차례 진행된 시위였다.

서울경찰청은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여 공사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전장연 활동가 24명을 검찰에 송치했고 5명을 수사 중이다.

김석호 서울교통공사 영업본부장은 “조정안 수용 시 법적으로 불허하는 전동차 운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허용하는 결과를 낳게 되는 등 지하철의 중요한 가치인 정시성을 훼손하게 되며, 타 단체도 악용할 소지가 있어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장애인 단체의 ‘출근길 지하철 타기’ 등 시위로 불편했던 시민들의 아침 일상을 돌려드려야 한다. 이제 전장연 측이 그간 불편을 호소해온 시민들의 목소리에 응답할 차례”라고 전했다.
구기정 삼각지역장이 2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을 향해 경고 방송을 하고 있다. 2023.1.2 연합뉴스
구기정 삼각지역장이 2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을 향해 경고 방송을 하고 있다. 2023.1.2 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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