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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블랙리스트 의혹’ 文정부 장관 5명 기소…“위법 사실 확인”

검찰, ‘블랙리스트 의혹’ 文정부 장관 5명 기소…“위법 사실 확인”

곽소영 기자
곽소영 기자
입력 2023-01-19 17:38
업데이트 2023-01-1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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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블랙리스트’ 대법원 판결 후 수사
관련자 지위, 역할 따라 기소 여부 판단
김우호·박상혁 등 청와대 인사 불기소
‘소극 관여’ 부처 차관들, 기소유예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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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산하 공공기관장 사퇴 강요 등 혐의로 19일 재판에 넘겨진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는 이날 백 전 장관과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 김봉준 전 인사비사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주거지 등 관할에 따라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때 이전 정권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에게 사직을 강요했다는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당시 장관 3명과 청와대 인사참모 2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을 물러나게 할 목적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사직서를 요구하는 행위는 인사권 남용이라는 게 검찰 판단이다. 앞으로 노골적인 ‘기관장 찍어내기’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서현욱)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 조현옥 전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 김봉준 전 인사비서관 등 5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19일 밝혔다.

백 전 장관과 조 전 수석은 문재인 정부 초반인 2017년 9월~2018년 4월 산업부 산하 11개 공공기관장에게 사직을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2018년 3~7월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공공기관 3곳 임원으로 정치권 인사 5명을 내정한 뒤 이들이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모범답안을 미리 제공하는 특혜를 준 혐의도 있다.

지난해 6월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기각된 뒤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받은 백 전 장관은 한국판유리산업협회 등 3곳의 상근부회장들로부터 사표를 제출받고 대선캠프 출신 인사를 임명한 혐의도 받는다. 이 혐의는 김 전 비서관이 청와대 선임행정관 시절 범행을 주도했다고 보고 공범으로 묶였다.

유 전 장관은 조 전 수석과 함께 2017년 11월~2018년 3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등 산하기관 7곳의 기관장에게 사직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조 전 장관도 2017년 7월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현 남북하나재단) 이사장의 사퇴를 종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2019년 1월 백 전 장관 등 고발 사건을 접수했지만 지난해 1월 유사 사건인 ‘환경부 블랙리스트’의 대법원 판결이 확정된 뒤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은 징역 2년이 확정됐다.

김우호 전 인사비서관, 박상혁(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 행정관과 부처 실무자들은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지시를 받고 실행했을 뿐이라는 게 불기소 이유다. 장관 지시에 따라 수동적·소극적으로 관여한 부처 차관들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검찰이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에 이어 이 사건에서도 사퇴 종용 등을 지시한 고위 공직자에게 책임을 물으면서 기관장 인사 관행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존 기관장과 새 정부 인사 간 ‘불편한 동거’가 있더라도 노골적인 사퇴 압박 등은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몸을 사릴 것으로 보인다.
곽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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