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고교생 5명 실종사고는 예견됐던 인재

태안 고교생 5명 실종사고는 예견됐던 인재

입력 2013-07-19 00:00
업데이트 2013-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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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사고위험 상존, 훈련자제 수차례 요구”… 사고경위 진술 오락가락, 구명조끼도 미착용

사설 해병대 훈련 캠프에 참여했던 고등학생 5명이 파도에 휩쓸려 실종된 사고는 예견됐던 인재였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우선 사고가 난 충남 태안군 안면읍 백사장항 인근 해역은 물살이 매우 빨라 사고 위험이 큰 곳으로 알려졌다.

사고장소 인근에서 서비스업을 하는 윤모(54)씨는 “천수만에서 빠져나온 물이 급류를 이뤄 바다에 앉은 새 다리가 부러질 정도라는 말까지 있을 만큼 물살이 빠른 곳”이라며 “항구에 드나드는 어선 등의 통행도 잦아 사고위험이 큰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주민들이 수차례 캠프에 찾아가 위험성을 언급하면서 훈련 자제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바로 어제도 찾아가 안전관리에 주의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실종 학생 수색작업에 참여했던 한 해경 직원은 “물살이 너무 빨라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들은 캠프 측이 사고에 대비한 기본적인 대비조차 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주민은 “안전관리요원이 1명뿐이었고 비상구조선도 모터가 달린 고무보트 1척만 갖추고 있었다”며 “매일 수백명이 몰리는데 사고가 나면 어쩌려고 그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해경은 캠프 측이 관련법규가 정한 기준을 지키고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사고가 난 시각도 썰물로 빠졌던 바닷물이 다시 밀려들기 시작하던 때로 자칫 제때 빠져나오지 못한 채 물살에 휩쓸려 변을 당하는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사고 당시 학생들은 지상 훈련을 받고 있었기 때문인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채 바다에 들어갔던 사실도 확인됐다.

실종 학생들이 다니는 충남 공주사대부고 교장은 “바닷가에서 훈련하던 중 교관 지시로 많은 학생이 허리 이상 물이 찰 정도 깊이까지 들어갔다가 갑자기 친 큰 파도 탓인지 몸을 가누지 못하기 시작했고 우왕좌왕하는 과정에서 5명이 실종됐다는 학생들의 진술이 나왔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말과 달리 캠프 측은 이날 사고가 고무보트 래프팅을 마치고 돌아오던 중 교관의 판단착오로 발생했다고 학교 측에 얘기했다.

공주사대부고 교장은 “애초 교관들 가운데 1명은 학생 11명과 함께 보트를 타고 먼바다까지 갔다가 돌아오던 중 육지 가까이에 이르러 보트에서 내리라고 했다가 파도에 휩쓸려 자신이 6명을 구조했으나 나머지 5명은 구하지 못했다고 했으나 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의 얘기는 달랐다”고 말했다.

캠프 측이 사고경위까지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태안군 안면읍의 사설 해병대 훈련 캠프에서는 진모(17)군 등 공주사대부고 2학년 학생 5명이 18일 캠프 참여 도중 실종됐다.

실종 학생들을 포함한 공주사대부고 2학년 학생 198명은 전날부터 19일까지 사흘 일정으로 훈련 캠프에 참여했다.

해경은 헬기 3대와 경비정 8척, 공기부양정 1척, 연안구조정 5대, 수중 수색대 등을 투입해 사고해역 인근에서 실종 학생들을 찾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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