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끼리 보증없이 차용… 불법적 내부 자금거래 확인
금융감독원이 현재현(64) 동양그룹 회장에 대한 수사를 8일 검찰에 의뢰하기로 했다. 동양그룹 계열사끼리 보증 없이 돈을 빌려주는 등 내부 자금 거래에서 불법적인 행위가 있었음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의 고발과 수사 의뢰에 이어 금융 당국까지 초강수를 둠에 따라 현 회장이 사법처리의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김건섭 금감원 부원장은 7일 긴급 브리핑을 갖고 “동양증권에 대한 특별검사 과정에서 대주주 일가의 위법 행위를 일부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부원장은 “동양증권의 불완전 판매 의혹에 대해 특별검사를 진행하던 중 계열사 간의 자금 거래와 관련해 대주주에 대한 수사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현 회장을 검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융업계 등 관계자는 “동양그룹 계열사 간에 보증 등 필요한 절차 없이 서로 돈을 빌려주고 받는 등의 불법 행위가 포착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동양그룹의 기업어음(CP) 발행과 관련된 모든 부정행위 가능성을 조사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현 회장의 부인인 이혜경(61)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에 대해서는 아직 혐의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수사 의뢰 대상을 현 회장으로 한정했다. 현 회장은 동양그룹 계열사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직전까지 동양증권을 통해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개인투자자 및 다른 계열사들에 판매하도록 독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법정관리 신청을 전후해 동양증권 본사 대여금고에 보관한 6억원과 금괴 등을 인출해 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종 집계된 동양그룹 계열사 CP와 회사채 개인 투자자는 4만 9928명, 금액은 1조 6999억원에 이른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3-10-08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