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서 퇴출된 레슬링 어떡하나

올림픽에서 퇴출된 레슬링 어떡하나

입력 2013-02-13 00:00
수정 2013-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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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계올림픽의 ‘핵심종목(Core Sports)’에서 탈락한 레슬링은 제반 규정을 정비하는 등 앞으로 뼈를 깎는 개혁에 나서야 할 전망이다.

레슬링은 1만5천년 전의 프랑스 동굴 벽화에서 그 원형이 발견될 정도로 오랜 과거부터 인류가 원초적인 힘을 겨루기 위해 즐겨 온 스포츠다.

고대 올림픽에서도 5종 경기 중 하나로 치러졌고, 근대 올림픽의 1회 대회부터 채택된 유서 깊은 종목이다.

고대 올림픽의 경기 모습을 재현해 팔과 상체만 겨루는 그레코로만형이 먼저 올림픽에서 열렸고 제3회 대회부터는 발을 포함한 몸 전체를 사용하는 자유형이 추가됐다.

여자 자유형도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렇게 높은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레슬링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외면을 받은 것은 오랫동안 받아 온 ‘재미없다’는 비난과 무관하지 않다.

레슬링은 올림픽에 ‘상업화 바람’이 불어닥친 이후 흥미성이 떨어진다는 많은 지적을 가장 많이 받은 종목으로 꼽힌다.

알렉산더 카렐린(러시아)과 같은 압도적인 스타가 사라지고 선수들 실력이 평준화되면서 레슬링 경기에서 적극적인 공격을 쉽게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국제레슬링연맹(FILA)은 경기 규칙을 대대적으로 손질하면서 이런 비판을 떨쳐내려 애를 썼다.

세트제를 도입해 승패가 뒤바뀔 여지를 더 크게 두고 경기도 한층 콤팩트하게 진행시켜 속도감을 끌어올리려 했다.

가장 자주 비판의 표적이 돼 온 그레코로만형의 ‘파테르’는 여러 차례 그 형태가 바뀌었다.

올해에도 FILA는 그레코로만형의 상징과도 같은 파테르를 아예 없애는 쪽으로 규정을 바꾸기로 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레슬링 경기를 향한 외부의 시선은 좀처럼 바뀌지 않았다.

이는 인간의 힘 자체에 집중하는 레슬링의 정신이 점점 역동성과 재미를 추구하는 쪽으로 바뀌는 현대 스포츠의 추세와 어긋날 수밖에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결국, 레슬링의 기본 정신은 유지하면서도 더 많은 변수를 삽입하고 역동적인 모습을 많이 보일 수 있도록 전면적인 변화가 이뤄져야 올림픽에 다시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레슬링인들이 자존심을 걸고 머리를 맞대야 할 시기가 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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